
“학 씨~.” 화제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대사 하나로 주목받은 배우가 있다. 못마땅한 상황에서 말버릇처럼 내뱉는 대사 때문에 배역명도 아닌 ‘학씨 아저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 배우 최대훈이다.
최대훈은 지난 7일부터 공개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연출 김원석)에서 배를 소유한 제주 도동리의 유지 부상길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는 196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애순과 관식의 일생을 사계절로 담아낸 휴먼 드라마. 상길은 애순(아이유)의 혼처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첫 등장한다. 애순이 관식(박보검)과 가출로 퇴학을 당하고 혼삿길마저 막히자, 작은집에서 애 둘 딸린 홀아비에게 애순을 시집을 보내기로 하는데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다.
“학 씨”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만큼 말투가 거칠고, “마누라 하나 얻으면 살림 일절이 공짜”라며 안사람을 무시하고 자린고비도 울고 갈 정도의 지독한 짠돌이로 상길의 모습은 그려진다. 애순과 재혼이 파토 난 뒤에는 자신의 배에서 일하게 된 관식을 괴롭힌다. 이 사실을 안 애순이 상길의 배에서 관식의 손을 잡아 끌고 나와서 그의 정강이를 세차게 걷어차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기기도 했다. 상길은 ‘시절이 빌런’으로 언급되는 이 착한 드라마에서 시절 다음으로 꼽히는 악당으로 활약하며 극에 활력을 선사하는 인물이다.
특히 14일 공개된 2막에서 어촌계장 선거를 놓고 애순과 경쟁하는 내용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부상길은 공약보다는 음식물 제공과 경쟁자에 대한 비방으로 선거에서 이기려다 막판 성추문에 휩싸여 낙선한다. ‘폭싹 속았수다’가 자식에 대한 부모의 헌신적 사랑과 함께, 여성을 억압하고 차별했던 시대를 풍자한다는 점에서 가부장적인 인물인 부상길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최대훈이 대중에게 알려진 건 오래되지 않았지만 알고 보면 2000년 단편 ‘자반 고등어’로 데뷔해 오랜 시간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를 갈고 닦은 숙력된 배우이다. 그는 2007년 KBS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에 출연하며 드라마로 활동을 넓혔고, 2018년부터는 1년에 4~5편씩 출연하며 얼굴과 이름을 알려왔다. 특히 2019~2020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세리(손예진)의 큰오빠 윤세준 역으로 손예진과 ‘현실 남매’ 같은 호흡을 선사해 주목을 받았다. 가장 최근 작품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에서는 집안 배경을 등에 업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조진만 역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의 활약으로 최대훈의 차기작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대훈은 내년 방송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원더풀스’로 활동을 이어간다. ‘더 원더풀스’는 종말론이 유행하던 1999년의 가상 도시 해성시를 배경으로 초능력을 얻게 된 동네 사람들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최대훈은 하는 짓이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인 손경훈 역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다시 한번 박은빈과 작품 인연을 맺게 됐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