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깐느 박’이라는 별칭을 지닌 박찬욱 감독이 배우 이병헌·손예진과 손잡고 올해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을지 시선이 쏠린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 국제영화제가 오는 5월13일(이하 현지시간) 78회째 축제의 막을 올리는 가운데 한국영화의 초청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현재까지 유력한 초청작 라인업이 불투명한 가운데 박찬욱 감독이 신작을 들고 칸으로 날아갈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나홍진 감독의 ‘호프’ 역시 칸 초청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칸 국제영화제 상영작 목록은 오는 4월 말 나온다.
11일 미국 영화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가 초청 상영할 가능성이 큰 60편의 작품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포함됐다.
‘어쩔수가없다’는 어느날 갑작스럽게 해고돼 벼랑 끝에 몰린 뒤 아내와 두 자녀를 지키기 위해 거친 세상으로 나서는 한 가장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병헌과 손예진이 주연한 영화는 도널드 웨스레이크 작가의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 삼아 냉혹한 현실 앞에 놓인 노동자를 묘사한다.
현재 박찬욱 감독은 모든 촬영 일정을 마치고 후반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무로에서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솎인 전망이 일찍부터 나왔다.
박 감독과 이병헌·손예진의 칸 레드카펫 초청 여부를 가르는 관건은 시간이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어쩔수가없다’가 “제때 준비된다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이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영화는 현재 후반작업 중이며, 영화 관계자는 칸 국제영화제가 너무 빨리 열릴 수 있다고 말한다”면서 칸이 아닌 베니스 국제영화제 초청 가능성도 열어뒀다.
박 감독과 ‘어쩔수가없다’가 만일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을 경우 수상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박찬욱 감독이 “웨스 앤더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스파이크 리, 스칼렛 요한슨 등 신작 영화”와 함께 “올해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고 썼다.
박 감독은 앞서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어왔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뒤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그는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또 2016년 ‘아가씨’를 경쟁부문에서 선보였던 그는 이듬해 같은 부문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칸 국제영화제와 관련해 그가 남긴 성취는 황금종려상인 셈이다. 이 같은 성과로 박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맺으며 신작을 연출할 때마다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을지 여부로 관심을 모아왔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도 칸 국제영화제 초청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2016년 ‘곡성’으로 칸 국제영화제를 찾았던 나 감독이 “5월까지는 준비가 될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한국계 할리우드 감독들의 신작도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2023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송하영) 감독이 ‘물질주의자’로, 한국계 할리우드 제작자로 2022년 ‘애프터 양’으로 호평 받은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 ‘어 빅 볼드 뷰티풀 저니(A Big Bold Beautiful Journey)’이다.
이와 함께 장준환 감독의 2003년 연출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하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Bugonia)’도 꼽혔다.
다르덴 형제, 짐 자무시, 스파이크 리, 클로에 자오 등 세계적 명장들의 신작은 물론 스칼렛 요한슨과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배우들의 감독 데뷔작도 물망에 올라 눈길을 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5월24일까지 열리며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세계적인 스타인 프랑스 배우 줄리엣 비노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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