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드 아웃2’를 제치고 역대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수익, 비할리우드 영화 중 20억 달러 수익을 돌파한 최초의 영화, 중국영화 처음으로 3억명의 관객 돌파까지. 빠르게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는 중국의 토종 애니메이션 ‘너자2’가 유럽에서 개봉한다. 지금까지 중국 외 북미와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에서만 공개했지만 유럽을 기점으로 개봉 국가를 넓힌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와 할리우드리포터 등에 따르면 유럽 배급사 트리니티 시네아시아(Trinity CineAsia)가 ‘너자2’의 제작·배급사인 베이징인라이트미디어로부터 영국, 아일랜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37개 지역에서의 극장 배급권을 확보했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오는 21일 정식 개봉하고, 14일부터 프리뷰 상영을 한다. 그 외 유럽 국가에서는 순차적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트리니티 시네아시아는 정보서(정 바오루이) 감독의 영화 ‘구룡성채: 무법지대’와 량차오웨이(양조위) 류더화(유덕화) 주연의 ‘골드핑거’ 등을 유럽에 배급했다. 트리니티 시네아시아는 ‘너자2’에 대해 “영화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문화적으로 잊기 어려운 흔적을 남기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너자2’ 배급을 통해 “트리니티 시네아시아가 유럽 전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이정표이자 더 넓은 관객층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포부도 밝혔다.
중국의 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월29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 ‘너자2’는 전 세계 영화의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2’의 기록을 넘어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외 지역에서 제작된 최초의 글로벌 역대 박스오피스 톱10 영화가 됐다. 미국의 영화시장 조사기관인 아티산 게이트웨이(Artisan Gateway)에 따르면 9일까지 ‘너자2’의 누적 수익은 20억400만달러이다. 11일 환율 기준으로 2조9238억원에 달한다. 현재 ‘너자2’는 ‘아바타’ ‘아바타: 물의 길’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전 세계 흥행 순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이맥스(IMAX) 스크린 상영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데, 1억5060만달러(2197억원) 수익을 올리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듄: 파트2’를 제치고 역대 아이맥스 흥행 6위에 올라섰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14일 북미에서 개봉해 1909만달러(279억원)를 벌어들였는데 할리우드리포터는 “중국 내 성적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서구권에서 중국 블록버스터 영화가 거둔 성과 중에서는 상당히 좋은 성적”이라고 밝혔다.
명나라의 소설 ‘봉신연의’로 알려진 중국 고대 신화 속 영웅신 ‘너자'(나타)의 이야기를 각색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인 ‘너자2‘는 2019년 개봉한 ‘너자, 악동의 탄생’의 속편이다. 1편에서 나타는 태어날 때부터 악마의 환생으로 여겨지지만, 결국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마을을 구한다. 2편도 비슷한 구조를 따르는데 새로운 시련을 맞는 나타가 부패한 신과 악마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예명으로 교자만두라는 뜻의 자오쯔를 쓰는 양위 감독이 두 편을 모두 연출했고, 제작사 베이징인라이트미디어는 2편에 4000명에 달하는 애니메이터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중국 신화에 뛰어난 액션과 화려한 영상, 첨단 기술 등을 사용해 제작된 점이 큰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영화 속에서 너자가 천상계에 맞서 싸우는 모습이 마치 미국을 상대하는 중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등 ‘반미 코드’를 곳곳에 심어둔 점이 중국 내에서 ‘애국 소비’를 부추겼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단체관람뿐 아니라 영화를 여러 차례 반복해 보는 이른바 ‘N차 관람’ 열풍도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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