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파워가 극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7일 개봉한 버추얼 그룹 플레이브의 쇼트폼 콘텐츠 ‘플레이브 대쉬 인 시네마’가 인기리에 상영 중이다. 개봉 당일 상영관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굿즈 이벤트가 포함된 티켓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극장에서 플레이브를 만나려는 팬덤의 관심이 집중된 결과다.
‘플레이브 대쉬 인 시네마’는 개봉 첫 주말인 7일부터 9일까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3만2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으로 단 3일 만에 일군 성과다. 이번 콘텐츠는 플레이브가 지난달 발표한 미니 앨범 3집 ‘칼리고 파트1’의 타이틀곡 ‘대쉬’의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영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러닝타임 7분12분, 티켓값 1000원인 쇼트폼 콘텐츠로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플레이브는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으로 구성된 5인조 버추얼 보이그룹으로 2023년 3월 데뷔했다. 이들이 지난달 발표한 미니 3집 ‘칼리고 파트1’은 버추얼 그룹 최초 100만장을 돌파했고, ‘대쉬’는 멜론 톱100 순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현재 가장 인기 많은 버추얼 그룹이다.
롯데시네마가 이번 콘텐츠를 선보이게 된 것도 이들의 인기를 한 차례 확인해서다. 지난해 플레이브의 공연 실황 영화인 ‘플레이브 팬 콘서트 헬로, 아스테룸! 앙코르 인 시네마’를 CGV에서 공연 실황 영화로 상영하면서,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이를 생중계 개념인 ‘라이브 뷰잉’ 형태로 극장에서 단 한 차례 상영했다. 당시 티켓값이 4만9000원이었는데도 모두 매진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증명했다.
롯데컬처웍스 커뮤니케이션팀의 이수정 과장은 “버추얼 그룹의 콘텐츠는 가수 및 아이돌 그룹의 공연 실황 영화, 게임 및 스포츠 중계 등과 마찬가지로 영화 외의 콘텐츠를 발굴하려 하는 극장의 콘텐츠 확장 차원에서 시도하고 있다”며 “현실의 가수나 아이돌 그룹처럼 버추얼 그룹에 대한 팬덤의 확실히 있고, 지난해 플레이브 라이브 뷰잉 상영을 통해서 그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플레이브의 쇼트폼 콘텐츠의 경우 공지 없이 상영관을 더 열었는데 매진돼서 회사 내부에서도 놀라워하는 분위기”라며 “이는 버추얼 그룹이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가 돼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레이브뿐 아니라 오는 15일 롯데시네마 단독으로 라이브 뷰잉 형태로 상영하는 또 다른 버추얼 그룹 리:레볼루션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 ‘더 퍼스트 불릿’도 관심이 뜨겁다. 리:레볼루션은 2021년 레볼루션 하트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4인조 보이그룹으로 최초의 버추얼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데뷔 이후 멤버 이탈과 소속사 이적 등의 우여곡절 끝에 멤버 한 명을 추가해 다섯 명의 멤버들이 리:레볼루션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모여 이번에 첫 콘서트를 펼친다. 리:레볼루션의 이러한 사연에 ‘더 퍼스트 불릿’의 티켓값이 일반 공연 실황 영화의 2배에 달하는 7만9000원인데도 전석이 매진됐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2월 진행한 티켓 예매 오픈에서 3000석에 가까운 좌석이 매진되자, 상영관을 추가로 오픈했다.
플레이브나 리:레볼루션은 실존 인물에 CG(컴퓨터 그래픽)과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이다. 디지털 기술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닌 흔히 ‘본체’로 불리는 실존 인물이 존재한다는 점이 팬들과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리레볼루션의 ‘더 퍼스트 불릿’ 영상을 제작한 스튜디오 이온의 이용진 이사는 “버추얼 그룹에게 있어서 본체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큰 것 같다”며 본체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해한다기보다는 “본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그룹의 서사를 쫓으면서 그 과정에서 확인하게 되는 인간적 매력에 팬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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