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연배우의 과거 발언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가 국내 관객을 찾는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논란과 별개로 칸국제영화제 수상과 아카데미 후보 지명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으로, 논란을 딛고 국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에밀리아 페레즈’는 성전환 수술 후 새 인생을 사는 멕시코 마약 조직의 보스 마니타스 델 몬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의 제목인 에밀리아 페레즈는 여성이 된 마니타스 델 몬테의 이름으로, 실제 트랜스젠더 배우인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타이틀롤을 연기해 감동을 더했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지난해 프랑스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올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여우조연상,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특히 트랜스젠더 배우가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가스콘이 처음이다. 그는 조 샐다나, 셀레나 고메즈, 아드리아나 파즈와 함께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에밀리아 페레즈’의 이 같은 성과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도 주목했다. 이에 작품상 등 무려 13개 부문의 후보로 지명되며 아카데미 수상이 기대됐다. 가스콘의 과거 발언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한국 배우 윤여정과 ‘투 디스던트 스트레인저스’로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감독 트레이번 프리를 두고 “아프리카계 한국 축제”라고 SNS에서 조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뒤, 유력 수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지난 3일 열린 시상식에서 13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음에도 여우조연상과 주제가상 2개 부문에 수상을 하는데 그쳤다.
국내 개봉 상황도 밝지 않다. 개봉을 3일 앞둔 9일 오후 7시 현재 ‘에밀리아 페레즈’ 예매율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1%대로, 예매 관객 수는 2000명을 밑돌고 있다. 한 가지 영화 팬들의 관심을 끄는 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작품을 연출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내한한다는 사실이다. 오디아르 감독은 2015년 영화 ‘디판’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으로, 오디아르 감독의 내한에 영화 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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