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대중성을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3일 오전 97번째 무대를 연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극장가를 풍성하게 꾸몄던 다양한 작품들 가운데 과연 어떤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을지, 또 어떤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력에 대한 평가를 받을지 관심을 모은다.
제9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3일 오전 9시(한국시각)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흔히 ‘오스카(Oscars)’상으로도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1929년부터 현재까지 주관해오고 있다.
올해에도 작품상과 남녀주연 및 조연상, 감독상 등 모두 23개 부문 선정작을 시상한다. 작품상과 감독상 등 모두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최다 부문 후보작이 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 등 쟁쟁한 작품들과 배우들이 오스카 트로피를 두고 경연을 벌인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앞두고 올해 무대에 주목할 만한 포인트를 짚는다.
● 케이팝 가수 최초 블랙핑크 리사의 축하 무대
글로벌 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케이팝 가수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축하 무대를 꾸민다. 리사는 미국 래퍼 도자캣과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와 합동 무대를 펼친다. 이들은 리사가 지난달 6일 선보인 정규 1집 ‘얼터 에고(Alter Ego)’의 네 번째 선 공개 싱글곡인 ‘본 어게인(Born Again)’을 통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영화 ‘위키드’에서 각각 엘파바와 글린다 역으로 출연한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도 축하 무대에 나선다. 이들은 2003년 10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 ‘위키드’의 유명 넘버들을 영화 속에서 불러 시선을 모은 바 있다. ‘이 낯선 느낌'(What is This Feeling), ‘중력을 넘어서'(Defying Gravity), ‘파퓰러'(Popular) 중 어떤 노래와 무대를 선보일지 관심거리다.
미국의 래퍼이자 배우인 퀸 라티파도 있다. 1995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랩 솔로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고, 2023년 여성 래퍼 최초로 케네디센터 공로상을 받은 그는 영화 ‘시카고’와 ‘라스트 홀리데이’ 등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 코난 오브라이언의 진행
올해 시상식은 ‘미국의 유재석’으로 불리는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이 처음으로 진행 마이크를 잡는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NBC의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SNL)과 FOX의 ‘심슨 가족’의 작가로 참여하다 우연하게 NBC의 토크쇼인 ‘레이트 나잇’으로 진행자 경력을 시작했다. 1993년부터 2009년까지 방송을 맡았으며, 파격적인 진행 스타일로 시청자들의 악평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좋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TBS 심야 토크쇼 ‘코난’의 진행자로 활약한 그는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센스로 많은 인기를 모았다. 하버드대 역사학과 문학 전공자로 사회적인 현상을 꼬집는 개그도 녹여내 보여주곤 한다. 미국 방송계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을 3번이나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과도 꽤나 인연이 깊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한국의 학생팬인 써니 리가 보낸 편지를 받고 2016년 2월 한국을 찾았다. 팬미팅을 포함해 사찰 방문, 한국어 배우기, 한의원에서 침 맞기 등 한국문화를 체험했고, 장나라 주연 MBC 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에 카메오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배우 스티븐 연과 쌓은 친분으로 판문점을 방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 작년도 수상자가 시상자로
감독상을 비롯해 작품상, 남녀주연상과 조연상 등 각 부문 시상을 더욱 빛내줄 시상자들도 눈길을 끈다.
올해 시상식에는 할리 베리, 윌렘 대포, 셀레나 고메즈, 골디 혼, 코니 닐슨, 벤 스틸러, 오프라 윈프리, 스칼렛 요한슨, 엘르 패닝, 페넬로페 크루즈 등이 시상자로 나선다. 해리슨 포드도 시상자로 무대 위에 오르기로 했지만 건강상 이유로 불참을 알렸다.
특히 지난해 제96회 아카데미상 남녀주연상과 조연상 수상자들이 참여해 더욱 의미를 더할 전망이다. ‘오펜하이머’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킬리언 머피와 ‘가여운 것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 ‘오펜하이머’로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바튼 아카데미’로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은 다바인 조이 랜돌프가 참여한다.
한편 제9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3일 오전 9시 케이블채널 OCN이 생중계한다. OTT(온라인동스) 플랫폼 디즈니+에서는 오전 8시30분부터 원어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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