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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88%] ‘콘클라베’, 숨 막히는 스릴러로 담아낸 교황 선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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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를 이끄는 로렌스 역할의 랄프 파인즈. 사진제공=디스테이션

교황이 선종했다.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전 세계 추기경들이 바티칸시국의 시스티나 성당에 모인다. 선거 기간 동안 성당은 폐쇄되고 추기경단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투표를 진행한다. 과반수로 한 명이 당선될 때까지 투표는 반복된다. 이를 곧 콘클라베(Conclave)라고 부른다.

콘클라베는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신임 교황을 뽑는 선거 제도를 뜻한다. 영화 ‘콘클라베’는 교황의 죽음 이후 새 교황을 선발해 가는 은밀한 회의인 콘클라베의 세계 뒤에 감춰진 다툼과 음모, 배신을 거침없이 파헤친다. 바깥과 단절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투표를 통해 과연 무리를 이끄는 완벽한 리더가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묻기도 한다. 무엇보다 성스럽다고 여겨지는 추기경들이 모여서 치르는 교황 선출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담아내 숨 막히는 긴장감을 안기고, 높은 몰입을 유지한다.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모략과 반전은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한 충격을 안긴다.

‘콘클라베’는 정치 칼럼니스트 출신인 로버트 해리스 작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로버트 해리스는 2013년 현 프란치스코 교황의 콘클라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소설을 써 내려갔다. “철저하게 감춰진 특별한 세계에 관한 훌륭한 소설”이라는 제작사의 판단 아래 비밀스러운 의식이 영화화됐다.

영화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작된다. 전 세계의 관심 속 로렌스(랄프 파인즈)가 신임 교황 선출 과정을 관리하는 단장을 맡게 되고, 세계 각국에서 추기경들이 모인다. 로렌스가 지지하는 벨리니(스탠리 투치)를 비롯해 트랑블레(존 리스고) 아데예미(루시안 음사마티) 등이 유력 교황 후보로 언급되는 가운데, 서거한 교황이 임명한 의문스러운 추기경인 베니테스(카를로스 디에즈)가 나타난다.

본격적인 투표가 진행됨과 동시에 후보자들의 추문과 비리 등이 연달아 공개되고 이들의 욕망과 탐욕, 암투 역시 혼란스럽게 펼쳐진다. 콘클라베를 끌어가는 중심인물인 로렌스는 ‘확신’이라는 단어를 경계하는 인물이다. “오로지 확신만 있고 의심이 없다면 신비는 없을 것이고, 더 이상 믿음도 필요치 않을 것”이라던 그는 부패와 속임수가 난무하는 무리에서 ‘의심과 손’을 잡은 채 고뇌하고 때로는 금기를 깨 가면서 선거가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랄프 파인즈는 압도하는 열연으로 치열한 수 싸움이 오가는 콘클라베의 현장으로 관객들을 인도하는 역할을 확실하게 해낸다.

‘콘클라베’의 한 장면. 트랑블레 역의 존 리스고(왼쪽)와 로렌스를 연기한 랄프 파인즈. 사진제공=디스테이션

영화는 성당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투표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사흘간 6번에 걸쳐 진행되는 투표에서 추기경들은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쓰고,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장면이 반복되는데 에드워드 버거 감독은 인상적인 이미지와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유력했던 후보자가 탈락하고, 과반수에 다가가는 후보자가 바뀌는 과정에서도 팽팽한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가톨릭 사회의 민낯을 가감 없이 까발리는 날카롭고 대담한 연출력 역시 빛을 발휘한다. 음악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정도로 강렬하다. 투표 과정에서의 초조함과 로렌스의 극적인 상황, 진실이 드러날 때의 충격 등을 효과적으로 담아낸다.

탄탄한 전개에 힘입어 ‘콘클라베’는 올해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았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각색상, 최우수 영국영화상 등 4관왕에 올랐다. 3월3일(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의 후보에 지명됐다. ‘쉰들러 리스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에서 활약한 랄프 파인즈가 데뷔 후 처음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노린다.

러닝타임 120분 가운데 분량이 8분여 밖에 되지 않는 수녀 아녜스 역의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교회의 교리에 따라 침묵을 자처하지만 “주께서는 우리에게 눈과 귀를 주셨다”는 말처럼 누구보다 또렷하게 콘클라베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바라보고 듣는 아녜스의 대범함과 강단을 보여준다.

관람 꿀팁! 투표를 하면서 후보에 오른 추기경들의 이름이 계속해서 언급되는 만큼, 로렌스나 벨리니, 트랑블레 등 주요 캐릭터의 이름을 익히면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콘클라베’의 한 장면. 사진제공=디스테이션

감독: 에드워드 버거 / 각본 : 피터 스트로갠 / 출연 : 랄프 파인즈, 스탠리 투치, 존 리스고, 이사벨라 로셀리니 외 / 제작 : 하우스 프로덕션 / 수입 : 엔케이컨텐츠 / 배급 : 디스테이션 / 개봉일: 3월5일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0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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