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개봉한 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이 국내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100만명을 돌파했다. ‘검은 수녀들’은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서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수녀들의 이야기로 송혜교 전여빈 주연해 앞서 국내에서 165만명을 동원했다. 지난해 또 다른 오컬트 영화 ‘파묘’에 이어 ‘검은 수녀들’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 영화가 인도네시아에서 주목받고 있다.
‘검은 수녀들’ 관계자는 18일 “인도네시아에서 공포물을 제외하면 현지 영화도 100만명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며 “‘검은 수녀들’이 100만명의 관객을 돌파한 것은 현지 영화산업에서 이례적인 성과로 흥행세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검은 수녀들’의 인도네시아 흥행은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종교적인 소재에 대한 높은 친숙도, 송혜교의 글로벌 영향력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영화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개봉해 260만명을 모으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오른 ‘파묘’도 마찬가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통신원리포트(‘파묘’로 시작된 인도네시아의 한국 영화 러시)에 따르면, ‘파묘’는 공포물에 대한 높은 선호, 주연배우 이도현의 인기, SNS 관람 인증에 따른 입소문 효과 등으로 한국 영화의 일반적인 흥행 최대치인 20여만명의 10배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파묘’의 흥행은 이후 한국영화를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놓으며 적극적인 한국 영화 수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한국 영화에 대한 인도네시아 투자 및 양국의 합작도 활발해지고 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그 예로, 철없었던 학창 시절의 첫사랑과 성장통을 그린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1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영화가 원작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메인 투자사 중 한 곳으로 참여했다. 한국과 같은 날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하고, 지난 8~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조영명 감독과 주연배우 진영과 다현이 인도네시아 투어에 참여한 배경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테이크의 송대찬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명이 넘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고, 빈부 격차가 여전히 심하지만 중산층이 늘면서 영화 관람도 늘고 있다”며 “K-팝과 K-드라마뿐 아니라 K-무비에 대해서도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한국 영화와 인도네시아의 합작 영화가 앞으로 더욱 많이 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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