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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77%] ‘멜로무비’ 사랑보다 중요했던 치유와 성장

맥스무비 조회수  

'멜로무비'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멜로무비’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비디오테이프를 들고 “멜로가 뭔데?”라고 묻는 어린 김무비에게 아빠는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야”라고 답한다. “재미없을 거 같아. 그걸 왜 봐?”라는 대꾸에 아빠는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이런 게 필요할 때가 있거든”이라고 웃는다.

어린 김무비와 아빠가 나누는 대화는 ‘멜로무비’를 관통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는 제목에서부터 멜로를 내세워 주인공인 두 남녀의 로맨스에 한정하지 않고 사랑의 범위를 넓힌다. 형과 동생, 아빠와 딸,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연인의 사랑까지 다양한 모양을 담는다. 특히 영화라는 매체를 주요한 소재로 활용해 눈길을 끈다. ‘영화광’ 고겸(최우식)과 영화감독 김무비(박보영)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의 과정을 낭만이 넘치는 영화와 각박한 현실을 대비해 보여주면서 성장과 위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고겸의 꿈은 세상의 모든 영화를 보는 것이다. 영화를 향한 진심 하나로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는 그는 오디션 현장에서 ‘무비'(movie)라는 이름을 듣고 김무비에게 마음을 뺏긴다. 고겸은 촬영장에서 다시 만난 김무비의 주변을 서성거리고, 사람과 얽히고 싶지 않은 김무비는 신경이 쓰이는 고겸에게 점차 마음을 연다. 입맞춤으로 감정을 확인한 그날 이후 고겸은 갑자기 사라진다. 그렇게 5년 후 고겸과 김무비는 영화평론가와 영화감독으로 마주하고, 멈췄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 영화와 다른 현실을 마주하는 청춘들

‘멜로무비’가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최우식과 김다미가 주연한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으로 섬세한 로맨스를 선보인 이나은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라는 점에서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통해 두 주인공이 겪은 학창 시절의 풋풋함,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그려 사랑받았다. 청량하고 푸릇한 청춘을 포착하면서 로맨스 드라마의 수작으로도 평가받았다.   

‘멜로무비’는 ‘그 해 우리는’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이나은 작가와 최우식이 다시 뭉쳤고, 두 주인공의 이별 후 재회라는 주요 서사, 극중 인물의 내레이션 설정 등이 겹친다. 다만 ‘그 해 우리는’이 과거의 기록물을 다시 꺼내 마주하는 기억과 추억으로 인물들의 진심을 드러냈다면 ‘멜로무비’는 영화처럼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는 청춘들이 각박한 현실에서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서로에게 용기를 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집중한다. 

고겸과 김무비에게 영화는 특별한 존재이다. 11살 많은 형 고준(김재욱)과 살아가던 고겸의 어린 시절은 외로웠다. 그의 유일한 친구는 영화였다. 형과 함께 주성치의 영화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보는 일이 가장 큰 행복이었다. 김무비에게 영화는 애증의 존재였다. 영화 스태프로 일하던 아빠의 1순위는 언제나 영화였다. 영화를 사랑해서 딸의 이름도 무비로 지었다. 도대체 영화가 뭐길래, 영화에 인생을 걸지 않아도 영화를 할 수 있다는 반발심을 원동력 삼아 영화 일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멜로무비’는 영화와 엄연히 다른 현실을 그려낸다. 형이 떠날까 봐 두려워 투정도 부리지 못했던 고겸과 아빠에게 사랑받고 싶어 모진 말을 내뱉었던 김무비의 결핍과 상처를 파고들고 마주하게 한다. 엉망진창인 두 사람은 상대를 위로하고 공감하며 그렇게 “삶의 온갖 순간들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는 사실과 “삶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임을 깨닫고 한층 성장한다. 연출을 맡은 오충환 PD는 ‘멜로무비’에 대해 “그럴듯한 성공기나 사랑 등 청춘의 아름다운 순간만을 그리지 않는다”며 “현실에서 부딪히고 상처받고, 천천히 성장하는 인물을 통해서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의 형 고겸 역으로 특별출연한 김재욱. 사진제공=넷플릭스
고준의 형 고겸 역으로 특별출연한 김재욱. 사진제공=넷플릭스

● 진짜 주인공은 김재욱?

그렇지만 ‘멜로무비’는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주인공에 초점이 맞춰지며 기대했던 멜로 서사는 다소 빈약하게 전개된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고겸 고준의 형제애와 김무비와 아빠의 갈등, 7년 연애 후 헤어졌지만 영화 제작을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된 홍시준(이준영)과 손주아(전소니)의 미련과 방황, 꿈을 향한 이야기가 얽히고설킨다. 때문에 고겸과 김무비의 사랑은 마치 곁가지처럼 다뤄진다. 단순히 분량이 적고 많음을 떠나서 두 주인공이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내용에 멜로가 효과적으로 결합되지 못하며 이야기는 집중력을 잃고 몰입을 방해한다.

멜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멜로라는 주된 장르에 집중하지 못한 서사와 연출은 결국 ‘멜로무비’를 따뜻하고 편안하지만, 그 이상의 깊은 울림을 주지 못하는 드라마로 남게 한다. 주인공의 내레이션은 ‘그 해 우리는’에 이어 ‘멜로무비’에도 등장하는데 상대를 향한 속마음과 진심을 읊으면서 감정을 보여주기보다 설명을 반복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안긴다. 때문에 시청자들의 자유로운 해석의 여지를 차단한다는 인상도 남긴다.

고겸의 형으로 특별출연한 김재욱의 활약이 돋보인다. 극중 스무살에 9살인 동생을 홀로 키우게 된 고준은 고된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성실하게 동생을 지킨다. 가슴속에 무거운 비밀을 간직한 채 그저 ‘고겸의 형 노릇’만 해왔던 고준이 편지로 드러낸 진심은 극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묵직하다. ‘멜로무비’의 진짜 주인공은 동생을 향한 애틋한 사랑을 간직한 고준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재욱은 동생이 삶의 전부였던, 고준의 인생을 인상 깊게 소화했다.

‘멜로무비’는 에피소드별로 부제목을 뒀다. 영화를 다룬 작품인 만큼 모두 영화에서 따왔다. 1회 ‘아침이 오면 아름다울 거야’는 영화 ‘희극지왕’, 3회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는 ‘대부2’에서 차용했다. 고준의 에피소드가 나온 7회 ‘모험을 함께해 줘서 고마워, 이제 새로운 너의 모험을 떠나봐’는 애니메이션 영화 ‘업’에서 아내 엘리가 남편 칼에게 남긴 메시지로, 고준이 고겸에게 하는 말로 읽히며 먹먹함을 더했다.

‘멜로무비’의 박보영(왼쪽)과 최우식. 사진제공=넷플릭스

연출 : 오충환 / 각본 : 이나은 / 출연: 최우식, 박보영, 이준영, 전소니, 김재욱, 고창석, 차우민 외 / 장르: 로맨스 / 공개일: 2025년2월14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시청가 / 회차 : 10부작 / 공개 : 넷플릭스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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