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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블 영화가 이야기를 확장해 나가며 예전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관심이 사그라졌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그 가운데,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새 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대중에게 친숙했던 크리스 에반스의 캡틴 아메리카가 은퇴한 뒤에, 안소니 마키의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를 스크린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이다.
12일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해리슨 포드) 정부에 협력하던 2대 캡틴 아메리카 샘 윌슨(안소니 마키)이 우연하게 국제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그 진실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마블 영화에서 캡틴 아메리카를 다룬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지난 2021년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팔콘과 솔져’와도 연결된다.
부제인 ‘브레이브 뉴 월드’는 올더스 헉슬리의 1932년 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에서 따왔다. 줄리어스 오나 감독은 기술과 경제, 정치 등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그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가 이전 캡틴 아메리카의 유산을 물려받으면서 그만의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새로운 마블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 이에 기대 포인트 3가지와 우려 포인트 3가지를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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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1. 팔콘으로 익숙한 안소니 마키의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
안소니 마키가 연기한 팔콘(겸 샘 윌슨)은 기존의 캡틴 아메리카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동료였다. 2014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시작으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르기까지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관객들과 만나왔다.
앞서, 캡틴 아메리카(겸 스티브 로저스)와 팔콘의 인연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속에서 이뤄졌다. 링컨 기념관에서 조깅하던 중 만난 두 사람은 군인 출신이라는 공통 분모로 친해졌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는 정부에서 어벤져스의 임무 수행으로 생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슈퍼히어로 등록제’인 소코비아 협정을 맺으려 하자, 팔콘이 반대하는 캡틴 아메리카의 편에 서서 지지를 해주기도 했다.
그만큼 샘 윌슨은 마블 영화 안에서 오랜 시간 서사를 쌓아나가며 2대 캡틴 아메리카로서의 자격을 갖췄다. 그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스티브 로저스에게서 직접 비브라늄 방패를 건네받고 후계자로 지목됐다. 그가 어벤져스라는 팀에 속해 꾸준히 활약해왔다는 점에서 갑자기 ‘툭’하고 튀어나온 느낌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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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2. 다른 스타일에서 오는 신선함
1대 캡틴 아메리카인 스티브 로저스는 2011년 ‘퍼스트 어벤져’에서 처음 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나치의 히드라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실험을 통해 군인들이 초인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실험에는 성공했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였던 에이브러햄 어스킨(스탠리 투치)은 일명 ‘슈퍼 솔져’라는 이름의 혈청이 ‘선한 이는 더욱 선해지고, 악한 이는 더욱 악해진다’는 것을 알게 돼 미국으로 망명, 적절한 사람을 찾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스티브 로저스가 등장한다. 매번 군에 자원입대 신청서를 내지만, 약한 체력으로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스티브 로저스는 에이브러햄 어스킨 박사의 눈에 띈다. 훈련 도중, 몸을 날려 폭발물을 막으려는 스티브 로저스의 선함을 지켜본 뒤 적임자로 판단한다. 그렇게 스티브 로저스는 혈청을 맞고 초인적인 힘과 강인한 육체, 그리고 인류를 생각하는 마음까지 완벽하게 갖춘,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
그에 반해, 2대 캡틴 아메리카인 샘 윌슨은 군인 출신의 평범한 인간이다. 혈청을 맞지 않은 상태로 비브라늄 방패와 윙 슈트를 함께 착용하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나간다. 사실 샘 윌슨은 한 차례 캡틴 아메리카의 자리를 이어받는 것을 사양했다. ‘팔콘과 윈터 솔져’에서 묘사되듯, 샘 윌슨은 부담감에 짓눌려 비브라늄 방패를 정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샘 윌슨이 3대 캡틴 아메리카로도 불리는 이유다. 그 사이에 정부는 군인이었던 존 워커를 캡틴 아메리카로 내세웠다. 존 워커는 우연하게 바닥에 떨어진 혈청을 맞고, 시민을 죽이는 참사를 일으켜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번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에서는 샘 윌슨이 인간적인 고민과 한계를 딛고 성장해나간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너는 스티브 로저스가 아니다”라며 무시를 당해도, 자신의 강점을 이용해 세계를 지킨다. 특히 그는 공중전에서 강하다. 윙 슈트를 입고 펼치는 액션은 기존의 캡틴 아메리카와는 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혈청을 맞을 걸”이라고 후회하고, 엎어 치기를 당하고, 칼에 찔려 힘겨워도, 자신의 조건 안에서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샘 윌슨의 인간적인 캡틴 아메리카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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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3. 어려운 세계관 아닌 인물에 집중 서사
일명 멀티버스라고 불리는 다중우주는 최근 마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다. 차원을 넘나들고 양자 영역을 통해 다른 시간대에 간섭하거나, 평행세계가 분화되는 식의 복잡한 구조로 이야기를 펼친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데드풀과 울버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로키’ 등의 작품이 복잡한 시간선을 중심 이야기로 삼는다. 특히 ‘로키’는 시간 변동 관리국이라 불리는 TVA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시간선끼리 충돌하게 되면 양쪽 모두 파괴되는 인커전을 방지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이토록 방대한 서사를 펼쳐내는 멀티버스 장치는 마블의 강점이자 약점이 되었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에는 이러한 소재가 등장하지 않는다. 새디우스 로스와 샘 윌슨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다. 이 때문에 밋밋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인도양의 셀레스티얼 섬에서 발견된 비브라늄보다 단단한 아다만티움 광석을 전 세계에 공평하게 배분하려는 국가적인 조약을 맺기 위한 정치적인 상황과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심 서사다. 내러티브가 복잡하지 않아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에 더욱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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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1. 전편들을 챙겨봐야 하는, 방대한 세계관
다양한 장점이 있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이지만, 마블영화 특성상 세계관이 방대한 탓에 진입 장벽이 높다. 우선, 1대 캡틴 아메리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팔콘이었던 샘 윌슨이 어떻게 2대 캡틴 아메리카가 되었는지, 새디우스 로스 대통령은 과거에 어떤 행적을 쌓아왔는지는 전편들을 챙겨봐야 비교적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영화에서 대사로 설명해 주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야기 맥락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 중에서도 ‘퍼스트 어벤져’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 게임’ ‘인크레더블 헐크’ ‘팔콘과 윈터 솔져’를 챙겨보는 편이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도움이 된다. 마블 영화들은 관객들이 전작들을 다 챙겨봤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는 샘 윌슨, 새디우스 로스, 이사야 브래들리, 새뮤얼 스턴스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새디우스 로스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는 장군으로서 군 내부에서 슈퍼 솔져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책임자였다. 이 연구를 맡은 브루스 배너 박사는 새디우스 로스의 딸인 베티와 연인 사이로, 감마선에 과도하게 노출돼 헐크가 된다. 새디우스 로스는 또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는 소코비아 협정에 앞장서며 어벤져스를 와해시키려는 장본인이기도 했다. 이런 설정을 알고 있어야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에서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가 왜 계속해서 딸인 베티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과거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구하는지를 납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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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2. 크리스 에반스의 기존 캡틴 아메리카가 지닌 후광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 솔져 혈청을 맞지 않았기에 초인적인 힘은 없지만 인류애와 따스한 마음으로 역경을 헤쳐나간다”라는 점을 내세운다. 그럼에도, 안소니 마키의 캡틴 아메리카는, 크리스 에반스의 캡틴 아메리카와 계속해서 비교 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최근 버라이어티를 비롯한 미국 연예매체들은 “2026년 5월에 개봉하는 ‘어벤져스: 둠스데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며 크리스 에반스의 마블 복귀설을 쏟아냈다. 크리스 에반스의 복귀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은, 쉽사리 대체할 수 없는 그의 존재감을 방증한다. 그러나 안소니 마키는 미국 패션 매거진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 “행복하게 은퇴했다”는 크리스 에반스의 말을 전하며 그의 마블 복귀설을 부인했다.
안소니 마키의 캡틴 아메리카가 차별화를 두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인다고 할지라도, 기존 시리즈에 대한 팬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쉬운 길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샘 윌슨은 스티브 로저스와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서 다른 여정으로 나아간다”며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서 새 시대를 열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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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3. 마블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팬들
최근 마블 영화의 국내 성적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마블 영화는 2016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867만명, 2018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1123만명,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1397만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한 동안 흥행 기록을 써나갔다. 마블 영화가 한국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2019년 ‘캡틴 마블’ 580만명, 2022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588만명, ‘토르: 러브 앤 썬더’ 271만명, 2023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155만명, ‘더 마블스’ 69만명으로 점점 관객 수가 줄고 있다. 여기에는 영화뿐만 아니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로 플랫폼을 넘나들면서 챙겨봐야 할 작품의 수가 많아졌고 이야기가 복잡해지면서 높은 진입장벽과 함께 기대감이 떨어지게 된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후기에는 “우리가 원하던 참된 리더의 모습”, “‘엔드게임’ 이후 오랜만에 잘 본 마블 영화”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이 정도로 마블의 부활을 외치기에는 부족하다”, “재밌게 보려면 많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부정적인 평가가 공존한다.
미국 영화 및 엔터테인먼트 매체 사이에서도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충분히 재밌다. 하지만 위압적인 반복이 내재돼 있다. 슈퍼히어로의 잠재적 피로감 문제는 이전보다 훨씬 새로운 이번 영화를 둘러싸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롤링스톤즈는 “마치 90년대 액션영화처럼 보이며, 표준 이하의 마블 영화 위에 정치 스릴러의 맛을 담아낸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혹평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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