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제훈이 은발의 협상가와 악당을 잡는 택시기사로 돌아온다. 지난해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약했던 이제훈의 휴식 없는 연기 도전은 올해도 계속된다. 10년 만에 후속작을 공개하는 드라마 ‘시그널’ 시즌2의 촬영에도 나서 내년까지 주연작으로 꽉 채웠다.
오는 3월8일 첫 방송하는 JTBC 새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극본 이승영)로 출발을 알린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인수합병(M&A) 협상가들의 세계를 다루는 작품에서 이제훈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윤주노를 통해 ‘협상의 정석’이 무엇인지를 그린다. 윤주노는 위기에 빠진 대기업을 구하러 온 협상 전문가로 예리한 통찰력과 판단력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인물. 날카로운 눈빛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정을 잃지 않는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인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은발의 헤어스타일로 과감하게 변신했다.
이제훈은 인수합병이라는 드라마에서 흔하게 다루지 않는 소재가 “굉장히 특별하고 재미있게 다가왔다”면서 “윤주노를 연기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협상의 기술’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헤어스타일을 은발로 바꾼 이야기도 설명했다. 6일 SBS 파워FM ’12시엔 주현영’에 출연한 이제훈은 “작품에 자문을 준 전문가가 있는데 젊은 데도 머리카락이 새하얗더라”며 “그 모습을 보고 안판석 감독님이 ‘비슷하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쉽지 않았지만 이미지 변신이자 새로운 도전이 됐다”고 말했다.
‘협상의 기술’은 안판석 PD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그간 안 PD는 의학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연 MBC ‘하얀거탑’을 비롯해 상류층의 위선과 모순을 풍자한 SBS ‘풍문으로 들었소’, 음악계의 암투와 입시비리를 아우른 JTBC ‘밀회’, 공교육과 사교육의 현장감 있는 묘사로 교육의 본질을 꿰뚫은 tvN ‘졸업’ 등을 선보였다. 때문에 전쟁과도 같은 기업 인수합병의 세계를 그가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이 쏠린다.
평소 안판석 PD의 “열혈 팬”이라고 고백한 이제훈은 “감독님이 연출하는 드라마라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며 “촬영은 황홀한 순간의 연속이었다”고 돌이켰다.
● ‘모범택시3’부터 ‘시그널2’까지
‘협상의 기술’에 이어 이제훈은 곧바로 ‘모범택시’ 시즌3(모범택시3)으로 돌아온다. SBS 금토드라마로 하반기에 방송하는 ‘모범택시3’은 2021년 공개된 ‘모범택시’와 2023년 방송한 ‘모범택시2’에서 이어지는 작품이다.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리즈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의 사적 복수를 대행하는 이야기다.
‘택시기사가 악당을 응징한다’는 설정의 ‘모범택시’ 시리즈는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와 액션과 코미디를 오가는 다이내믹한 전개로 사랑받았다. 김도기를 비롯해 장성철(김의성) 안고은(표예진) 최주임(장혁진) 박주임(배유람) 등 무지개 운수 멤버들의 호흡 또한 시즌이 거듭될수록 탄탄해졌다. 시청률 면에서도 성과가 뚜렷하다. 시즌1은 최고 시청률 16.0%(닐슨코리아·전국기준)를 기록했고, 시즌2는 21.0%로 ‘20%’의 벽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제훈은 ‘모범택시2’로 2023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 번째 이야기로 돌아오는 ‘모범택시’는 ‘무지개 운수’ 멤버들이 그대로 뭉친다. “이 식구들과 함께 또 다른 이야기를 써 갔으면 좋겠다”는 이제훈의 바람이 그대로 이뤄졌다. 제작진은 “무지개 운수 5인이 이번 시즌에서 가족처럼 더욱 끈끈해졌다”고 밝혔다. ‘모범택시’ 시리즈의 극본을 쓴 오상호 작가가 그대로 집필하고, SBS ‘낭만닥터 김사부3’을 공동연출한 강보승 PD가 연출한다.
이제훈은 최근 tvN 새 드라마 ‘시그널’ 시즌2(시그널2) 촬영에도 돌입했다. 이 작품은 2026년 상반기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6년 방송된 tvN ‘시그널’은 무전기를 통해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로 현재와 과거의 형사가 연결되고, 이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함께 파헤치는 내용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제훈은 박해영 형사 역을 맡아 차수현 역의 김혜수, 이재한 역의 조진웅과 함께 극을 이끌었다. 극중 이재한 형사의 생사 여부를 둘러싸고 열린 결말로 끝맺음하면서 시즌2에 대한 요청이 끊임없이 있었으나 종영 이후 8년 만인 2024년에서야 김은희 작가가 시즌2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고 알려 화제가 됐다. 이제훈을 비롯해 김혜수, 조진웅이 그대로 출연하고 배우 구교환이 합류했다.
이제훈은 ‘시그널2’ 촬영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6월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대본의 초반 부분을 읽었다고 밝히면서 “‘미쳤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보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드릴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시그널2’의 연출은 영화 ‘올빼미’로 호평받은 안태진 감독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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