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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SWOT 분석, 도경수의 첫사랑 VS 설 연휴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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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27일 개봉하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건반을 치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을 만큼 현란한 연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 피아노 배틀은, 영화를 보지 않은 이조차 온라인 상에서 한번쯤 봤을 만큼 ‘말할 수 없는 비밀'(2008)의 명장면이다. 함께 있을 수 없는 남자와 여자가 피아노 선율로 이어진다는 환상적인 이야기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닿을 듯 말 듯, 이어질 듯 말 듯한 첫사랑의 애틋한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해내 로맨스 영화의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

이 작품이 18년 만에 다시 관객을 만난다. 원작에 새로운 감성을 입힌 리메이크 영화로 말이다. 리메이크 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판타지 멜로 영화로 감성을 자극한다. 맥스무비의 리뷰 지표인 포테이토 지수 80%를 기록하면서 “원작의 감성을 정공법으로 연주”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기그룹 엑소의 메인 보컬이자 배우로서도 입지를 단단히 굳힌 도경수와 원진아 신예은 한창 떠오르는 배우가 이 작품을 위해 뭉쳤다. 여기에 ‘행복’ ‘덕혜옹주’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첫 장편인 ‘내일의 기억’으로 인상적인 데뷔식을 치른 서유민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SWOT) 요소를 살펴봤다.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우연히 마주친 정아에게 첫눈에 반하는 유준을 연기한 도경수.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우연히 마주친 정아에게 첫눈에 반하는 유준을 연기한 도경수.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강점 (Strength)…도경수의 설레는 첫사랑 눈빛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말할 것도 없이 주연배우 도경수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이끌려 다다른 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정아에게 빠져드는 피아니스트 유준을 연기했다. 유준이 첫눈에 반하는 정아를 원진아가, 유준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인희를 신예은이 연기했다.

도경수는 별안간 찾아온 감정에 더 몰입하고 더 돌진하는 유준을 통해서 첫사랑의 설레고 순수한 감정을 충만하게 그려낸다. 유준을 연기하는 도경수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련해진 기억 속의 풋풋했던 첫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도경수가 이 작품의 몰입력을 높이는 강력한 동기이자 동력인 셈이다. 서 감독이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도경수를 떠올렸다”고 말한 배경이다.

원작과 리메이크 작품의 남자 주인공이 모두 애틋한 감정을 보여주지만, 원작의 주인공을 맡은 저우제룬(주걸륜)이 진중한 분위기라면 리메이크 작품의 도경수는 더 간절하다. 마음에 품은 상대가 자꾸만 사라지는 상황에 실망감과 그리움의 정도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공연을 함께 보기로 약속하고서 끝끝내 나타나지 않은 정아를 빗속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장면에서, 도경수의 섬세한 감정 연기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도경수는 음악과 연기, 두 분야에서 눈부신 성취를 일군 몇 안 되는 가수 겸 배우기도 하다. 그룹 엑소 멤버로서 10년 넘게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배우로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팬덤을 가진 도경수의 존재가 이 작품의 호재임은 분명하다.

저이메룬 연출·주연의 '말할 수 없는 비밀' 한 장면. 사진제공=엔케이컨텐츠
저우제룬(왼쪽)과 구이룬메이 주연의 ‘말할 수 없는 비밀’ 한 장면. 사진제공=엔케이컨텐츠

● 약점 (Weakness)…원작과 비교는 불가피

원작의 존재는 작품에 있어서 ‘양날의 검’이다. 원작의 명성 덕분에 작품을 알리는데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원작보다 나아야 한다는 부담을 지닌다. 리메이크 영화인 ‘말할 수 없는 비밀’도 마찬가지. 저우제룬과 구이룬메이(계룬미) 주연의 원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리메이크의 성공 관건은 어떻게 원작의 유산을 보존하면서 그만의 개성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이 작품 역시, 남녀 주인공을 엇갈리게 하는 시간과 피아노를 매개로 한 사랑이야기라는 뼈대는 그대로 두고 시대적 배경과 정서를 국내 상황을 고려한 변주로 또 다른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리메이크 된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조심스러운 고등학생을 인물로 설정한 원작과 다르게 대학생들의 이야기로 보다 더 솔직하고 성숙한 감정을 다룬다는 점이다. 그래서 도경수와 원진아가 연기하는 유준 정아 커플의 모습이 요즘 청춘의 모습에 더 가깝다. 동시에 저우제룬과 구이룬메이가 연기하는 예샹룬 루샤오위 커플과 또 다른 감성의 첫사랑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다.

로맨스 영화 '청설'(왼쪽)과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바이포엠스튜디오
로맨스 영화 ‘청설'(왼쪽)과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바이포엠스튜디오

● 기회 (Opportunity)…로맨스 영화 수요 잘 공략하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요즘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로맨스 영화다. 한때 로맨스 장르가 주류 영화로서 한국영화의 성장에 일조했던 시절도 있었으나 지금은 액션, 스릴러 같은 보다 대중적인 장르에 밀리고 안방극장의 로맨스 드라마에 치여서 극장에서 뜸해졌다.

로맨스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로맨스 영화에 대한 수요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100억원대 영화도 1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기 힘든 상황에서 지난해 개봉한 홍경과 노윤서 주연의 ‘청설’은 8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 해 박스오피스 50위권에 유일하게 포함됐고, 2023년 박스오피스 50위권에는 재개봉 영화로 일본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도 해도’가 51만명, 미국영화 ‘타이타닉’이 45만명을 동원하며 로맨스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최근 언론에 첫 공개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원작의 감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인물들의 대사와 말투 등을 통해 현대적 감성을 더한 재해석,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 가득한 로맨스 영화로 주목을 받았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개봉 이후 관객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설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로맨스 영화로 희소성이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만하다.

설 연휴를 노리고 '히트맨2' '검은 수녀들' '귀신경찰' '말할 수 없는 비밀' 한국영화 4편이 관객과 만난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NEW·제이앤씨미디어그룹·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설 연휴를 노리고 개봉한 ‘히트맨2’ ‘검은 수녀들’ ‘귀신경찰’ ‘말할 수 없는 비밀'(왼쪽부터) 관객과 만난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NEW·제이앤씨미디어그룹·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위기(Threat)…3편과 동시기 맞붙는 경쟁 상황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올해 설은 무려 6일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진다. 여기에 22일 개봉한 ‘히트맨2’을 시작으로 24일 ‘검은 수녀들’과 ‘귀신경찰’, 27일 ‘말할 수 없는 비밀’까지 신작 영화들의 개봉이 줄 잇는다.

경쟁작끼리 사이좋게 흥행을 거두는 ‘쌍끌이 흥행’이 사라진 요즘, 한국영화 4편이 특정 시기를 노리고 맞붙게 된 경쟁 상황은 불안 요소다. ‘히트맨2’가 개봉 첫날 10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한 가운데, 곧 개봉하는 ‘검은 수녀들’이 예매율에서는 ‘히트맨2’를 앞서며 당분간 혼전이 예상된다. 출혈 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말할 수 없는 비밀’로서도 안심할 수 없다.

게다가 후발주자로서 가장 늦게 개봉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관객 선점 측면에서 앞선 작품보다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다. 다만 ‘히트맨2’와 ‘검은 수녀들’이 개봉 이후 부정적 평가를 얻는다면 관객의 관심이 ‘말할 수 없는 비밀’에 향할 수도 있다. 멜로 장르로 고유한 위치를 차지한 부분은 경쟁력이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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