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열풍을 일으킨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곧 관객을 만난다. 영화 ‘검은 수녀들’이 오는 24일 개봉한다.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은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구마 의식을 행하는 두 수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소년의 몸에 깃든 악령이 12형상 중 하나라고 확신한 한 수녀가 그의 제자와 함께 ‘서품을 받지 못한 수녀는 구마를 할 수 없다’는 금기를 깨고 구마 의식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검은 수녀들’은 2015년 개봉해 새로운 소재와 장르로 544만 관객을 동원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와 이어지는 작품으로, 김윤석과 강동원이 주연했다. 12형상은 ‘검은 사제들’에 등장한 악령을 가리킨다. ‘검은 수녀들’은 ‘한국에 12형상이 다시 나타났는데 유일하게 그와 맞서 본 김범신(김윤석)과 최준호(강동원) 두 사제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검은 사제들’에 이어 ‘검은 수녀들’도 영화사 집의 작품이다.
‘검은 수녀들’은 신부를 내세운 전편과 달리 수녀,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 송혜교와 전여빈이 이 작품에서 구마 의식을 하는 수녀를 연기했다. 송혜교는 오직 소년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계획을 몰아붙이는 유니아 수녀로, 전여빈은 그런 유니아 수녀를 경계하는 동시에 돕는 미카엘라 수녀로 작품 인연을 맺었다.
그간 연극계에서 인물의 성별을 바꿔 작품을 선보이는 ‘젠더 프리 캐스팅’이 활발하게 시도됐지만 영화계에서는 이런 시도가 드물었다. 2019년 라미란 이성경 주연의 ‘걸캅스’ 정도다. 1990년대 인기를 끈 안성기 박중훈 주연의 ‘투캅스’ 시리즈를 떠올리는 ‘걸갑스’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162만명의 관객을 모아 흥행을 거뒀다.
‘검은 수녀들’은 또, 2014년 ‘두근두근 내인생’ 이후 송혜교가 11년 만에 출연하는 영화기도 하다. 데뷔 이래 처음 도전하는 오컬트 영화다.
그 사이 송혜교는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tvN 드라마 ‘남자친구’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 로맨스 드라마에 주로 출연했다. 그러다가, 학교 폭력 피해자의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출연을 계기로 새로운 장르, 새로운 연기를 하는 재미에 눈을 떴다.
송혜교는 얼마 전 출연한 예능에서 “어느 순간부터 제 연기를 보는데 제 스스로 너무 지루하더라. 늘 봤던 모습이고 표현에도 한계가 있고, 창피하기도 하고, 좀 쉬어야 하나 생각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간 송혜교’가 싫다면 ‘배우 송혜교’라도 좋게 볼 수 있게 연기를 열심히 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더 글로리’를 결정했다”며 “지금껏 해보지 않은 강한 장면들을 찍으면서 ‘너한테 이런 표정도 있었구나’란 생각이 들면서 연기가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검은 수녀들’은 그런 ‘더 글로리’ 이후에 송혜교가 선보이는 작품이다.
송혜교는 “새로운 연기가 재밌어서 ‘더 글로리’ 이후로 장르물 시나리오를 많이 봤다”며 “‘검은 수녀들’은 그렇게 만난 작품이다. 또 다른 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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