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00만 관객을 돌파한 현빈 주연의 영화 ‘하얼빈’은 수요일이 아닌 화요일에 개봉했다. 당초 지난해 12월25일 수요일 개봉을 하려고 했다가 하루 앞당겨 화요일에 관객을 만났다. 송중기 주연의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호의 땅’도 화요일에 개봉했다. 신작 영화들이 더 이상 수요일 개봉을 고집하지 않는 분위기다.
수요일 개봉 관행을 벗어나 다른 요일에 관객과 만나는 작품은 또 있다. 송혜교가 ‘두근두근 내인생’ 이후 11년 만에 영화로 복귀하는 ‘검은 수녀들’과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 김수미의 유작 ‘귀신경찰’은 1월24일 금요일에, 도경수의 주연으로 대만의 유명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같은 달 28일 화요일에 극장에 걸린다.
‘검은 수녀들’ ‘귀신경찰’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금요일과 화요일에 개봉하는 데에는 28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를 고려한 결정이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되면 무려 6일간의 황금연휴를 맞게 돼 연휴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 ‘검은 수녀들’을 배급하는 NEW의 김민지 홍보팀장은 “주말에 이어서 설 연휴까지 모객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데다 개봉 직전까지 후반 작업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 금요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강력 범죄를 해결하는 서도철(황정민) 형사의 활약을 그린 ‘베테랑2’도 지난해 9월13일 금요일에 개봉했다. 군사용 실험견들과의 사투를 그린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여객기 납치 사건 실화를 소재로 한 ‘하이재킹’도 그 해 7월12일 금요일과 6월21일 금요일에 관객을 찾았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68만명, ‘하이재킹’ 177만명으로 두 영화는 아쉬운 성적을 냈으나 ‘베테랑2’는 752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지난해 흥행 4위에 올랐다.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및 미국 아카데미상 작품상 수상작인 ‘기생충’ 이후에 봉준호 감독이 선보이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미키17’도 2월28일 금요일 개봉을 확정했다.
수요일 외의 다른 요일 개봉은 지난해 이어 올해까지 계속해서 시도되는 새로운 배급 전략 중 하나다. 다만, 극장의 주말 관객 예측 측면과 ‘문화가 있는 날’을 고려해 수요일 개봉을 지속하되 휴일 등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의 황재현 전략지원담당은 “더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을 수 있는 요일을 선택해 개봉하는 트렌드는 앞으로 더 다양하게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며 “스크린 편성 등 고려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배급사와 협의해 극장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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