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연기자 신예은에게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박연진’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었다. 학교폭력의 주동자로, 문동은을 타깃 삼아 치가 떨릴 만큼 괴롭힌 그는 악을 응집한 존재처럼 잔인하고 모진 캐릭터를 연기해 호평받았다. 신예은에게 말 그대로 ‘glory'(영광)을 안겨준 작품이자 캐릭터이다.
뒤이어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를 거쳐 지난해 tvN ‘정년이’에서 주인공 정년(김태리)과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는 노력파인 허영서로 시청자 사랑을 받았다. 1950년대 여성국극을 소재 삼은 드라마에서 그는 1년 동안 공들여 소리를 연습해 시청 몰입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신예은은 느리지만 속이 알찬 연기로 차분히 나아가고 있다. 2025년, 신예은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상반기에,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를 하반기에 각각 선보인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제작 플러스엠)은 2008년 동명의 대만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신예은은 팔목을 치료하기 위해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피아니스트 유준을 짝사랑하는 바이올린 전공 음대생 역할을 연기하며 도경수와 호흡을 맞춘다.
극 중 음대생의 설정과 관련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느껴서 예전에 도와주셨던 선생님들께 따로 바이올린을 배웠다”며 “주변에 음악하시는 분들에게 영상통화를 켜놓고 ‘연주해 볼 테니까 자세나 표정, 이런 느낌들이 어떤지 한번 봐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뒤이어 오는 9월에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극 ‘탁류’를 공개한다. 드라마 ‘추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천성일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고,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광해, 왕이 된 남자’, ‘7년의 밤’, ‘행복의 나라’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무법 천지가 된 조선을 배경으로 최고의 상단을 이끄는 장사꾼이 그의 몫이다. 그는 비밀스러운 과거를 감추고 마포 나루터의 왈패가 된 로운과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포도청 관리 박서함과 얽히면서 이야기를 펼친다. “(추창민 감독님과)꼭 함께 작업해 보고 싶었다”는 신예은은 “장면마다 구도가 정말 아름다워 모니터링할 때마다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하다. 얼른 보여드리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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