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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원·김시은, ‘오징어 게임2’의 숨은 보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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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의 숨은 보석들. 124번 남규 역의 노재원(왼쪽)과 95번 영미 역의 김시은.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치열한 세계에 녹아든 활약으로 시선을 끌면서 ‘엇! 이 배우’하는 캐릭터들이 있다. 무리에서 사건의 중심에 있지는 않지만, 만약 없었다면 이야기를 상상하기 어려운 특별한 존재들이다. 

456억원이 걸린 게임에 참가한 124번 남규 역의 노재원과 95번 영미 역의 김시은은 메인 캐릭터들에 비해 비중은 적지만, 숨은 보석들 같은 존재다. 권력의 틈바구니에 숨어들어 얄미운 몸짓으로 선동을 하기도 하고, 솔직한 태도와 편견 없는 시선으로 포근함을 안기는 얼굴이기도 하다. 

● 노재원, 야비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까지 

목숨을 걸고 벌이는 게임의 세계에서 편을 가르고, 힘 있는 사람을 쫓아 권력의 뒤편에서 아부하는 124번 남규는 한 마디로 ‘박쥐’ 같은 인물이다. 참가자들이 참여한 첫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시작되기 전부터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 준우승을 거둔 인기 래퍼 타노스(최승현)을 한눈에 알아보고 무리를 형성한다. 똑똑한 전략이다.

456억원의 상금을 따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서열을 나누고 줄을 세우고 협박하는 남규의 태도는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자신에게 유리한 쪽이 어디인지, 재고 따지고 가늠하며 무리라는 단단한 테두리를 형성한 존재들은 ‘오징어 게임’이 그린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어디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규는 타노스의 곁에서 서열을 나누고 편을 가르면서 힘이 약한 인물들을 괴롭힌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남규는 코인 유튜버인 333번 참가자 명기(임시완)로부터 받은 정보로 투자했다가 망한 사람들(타노스를 비롯해 다수)과 연합해 게임장에서 알짱대면서 시비를 걸고 협박도 한다. 상위 포식자들에게는 충성스럽지만 하위 그룹에게는 가차없다. 타노스의 말 한마디에는 별다른 의사 표현도 하지 못하고 따르지만, 한눈에도 약해보이는 125번 참가자 민수(이다윗)를 짓누르고 은근히 압박하기도 한다. 게임의 존속 여부를 묻는 ‘OX’ 투표 때에는 민수를 위협하면서 심리적으로 몰아부친다.  

노재원은 남규 캐릭터를 한 집단의 전형적인 표본처럼 묘사하기보다는 야비하지만 인간적인 구석을 포착해 표현한다. 클럽 MD 출신이고 ‘약을 했다’는 간단한 설정만 시청자에게 공개된 남규는 노재원을 통해 공백 없이 와닿는다. 비열한 눈빛과 실실 웃어대던 표정은 쉽게 잊히지 않는 잔상을 남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김서완 역을 맡은 노재원. 사진제공=넷플릭스 

노재원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망상 장애를 지닌 김서완으로 대중의 눈에 처음 각인됐다. 김서완은 정신병동 간호사 정다은(박보영)을 ‘중재자님’이라고 부르며 무한한 에너지를 주거나, 아이 같은 해맑은 미소를 보여주는 환자다. 하지만 자신이 노량진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다가 계속해서 떨어져 무력감을 느끼고 현실도피처로서 게임을 하다가 정신병을 얻었다는 사실을 직시한 뒤, 아직 낫지 않았다고 애써 스스로를 속이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시리게 했다.  

지난해 방송한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는 동료 프로파일러 이어진(한예리)과 사건을 수사하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립하는 구대홍 역으로 인상을 남겼다.

이성적인 판단과 단서로 조립하는 이어진과 달리 구대홍은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보이지 않는 너머의 단서들을 쫓는 캐릭터다. 어쩌면 이상적이라고도 보일 수 있는 인물의 느슨한 감정적 연결고리를 팽팽하게 당기며 ‘무엇이 참된 방식의 수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줬다. ‘오징어 게임2’에서 남규의 강렬함은 노재원의 치밀함으로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영미(김시은)는 상금보다 게임을 멈추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인물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김시은, 편견 없고 솔직해 공감가는 

“언니 예뻐요.” 트렌스젠더 120번 현주(박성훈)에게 영미는 작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참가자들 모두 현주를 배척하고 ‘이상하다’는 꼬리표를 붙일 때 영미만큼은 편견 없이 그를 바라본다. 

영미는 흔들리는 눈빛과 움츠러들어 있는 어깨, 잔뜩 주눅든 소심한 말투에 자신감도 결여된 상태다. 첫인상은 아웃사이더에 가깝다. 슬쩍슬쩍 남들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런 영미는 저마다 강렬한 특성을 지닌 캐릭터들 사이에서 평범한 축에 속하지만, 짧은 분량에 못내 아쉬움을 남기는 인물이다. 어째서일까. 

영미는 게임이 종결될 때마다 반복되는 OX 투표에서 매번 X를 선택하면서 의외의 강단을 보여준다. 계속해서 몇 배로 뛰는 상금에도 영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존이다. 곧 닥쳐올지도 모를 죽음 앞에서 영미는 솔직하다. 게임을 재개하고픈 O표 투표자들에게 “무섭다”고 “나가고 싶다”고 울부짖는다. 영미가 흐느끼는 장면에서 잠시 흐르는 정적과 침묵은 죽음에 대한 현실적인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김시은은 7번 용식(양동근)의 엄마 149번 금자(강애심)가 이곳을 나가면 자신의 집에서 함께 밥을 먹자고 할 때 싱그럽게 웃으면서 “좋다”고 할 때, 믿었던 현주가 성전환 수술 비용 때문에 약속을 어기고 O표를 누를 때 얼굴에 감도는 실망감까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솔직한 영미의 태도에 마음이 갔던 이유는 ‘오징어 게임’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누군가를 속이지 않고, 좋고 싫음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둥글게 둥글게’ 게임에서 손을 놓쳐 제시간 안에 방에 들어가지 못한 영미가 현주를 보면서 “언니”라고 울부짖던 모습은 더 서글프게 다가온다. 

김시은(오른쪽)이 주연한 영화 ‘너와 나’의 한 장면. 사진제공=필름영

1999년생 김시은은 정주리 감독의 영화 ‘다음 소희’와 배우 겸 감독인 조현철의 영화 ‘너와 나’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다음 소희’에서 김시은은 특성화고등학교 졸업 전, 취업 연계형으로 콜센터에 현장실습을 나간 18살 소희가 날서있는 어른들의 세계에 진입하며 무너져내리는 순간을 그렸다. 오프닝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던 몸짓은 콜센터 업무 전화를 받으며 물에 젖은 솜처럼 축 가라앉고, 울컥울컥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감정들은 도로 넣어야만 했다. 호숫가에 몸을 던지기 전, 바닥에 머물러있는 빛을 쫓는 김시은의 표정은 ‘다음 소희’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너와 나’에서 김시은의 여고생 하은은 앞선 ‘다음 소희’와 ‘오징어 게임2’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하은(김시은)은 다친 다리와 가정 형편으로 인해, 수학여행을 가지 않으려고 마음먹지만 친한 친구인 세미(박혜수)의 부탁으로 인해 캠코더를 팔아 돈을 마련하려고 한다. 여고생 하은과 세미가 별것도 아닌 것에 희희낙락대고, 돌아보면 별일도 아닌 것에 얼굴을 붉히는 미묘한 감정은 김시은의 몸짓과 표정으로 현실감을 얻는다.

‘오징어 게임2’의 95번 영미의 존재감은 김시은이어서 가능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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