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와 공효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는 우주 배경의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가 시청자들을 이야기라는 중력으로 끌어당길 수 있을까.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 우주를 배경으로 택해 주목받는 가운데 4일 베일을 벗는다.
총 16부작에 투입된 제작비가 500억원으로 알려진 tvN ‘별들에게 물어봐'(극본 서숙향·연출 박신우)는 우주정거장에서 근무하는 우주비행사 이브 킴(공효진)과 우주관광객 자격으로 며칠간 머물게 된 산부인과 의사 공룡(이민호)의 로맨스를 그렸다. 톱스타들의 만남부터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도전, 탁월한 호흡으로 만날 때마다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끈 배우와 작가의 재회 등으로 2025년을 알리는 대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 한국드라마 최초의 시도, 왜 우주를 택했나
‘별들에게 물어봐’는 SF와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결합한 독창적인 드라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1년 동안 촬영하고, 이후 시각효과를 강조하는 후반작업을 거쳐 방송한다. 제작비 500억원이 투입된 드라마라는 점에서도 시선을 끈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를 꺼낸 이유에 대해 박신우 PD는 “지구에는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 혹은 한없이 가볍고 무의미한 것들이 있다”며 “중력을 벗어난 우주에서 지구에서 느낀 무겁고 가벼운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찾아보면 어떨까 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주인공들의 사랑 관계가 굉장히 특이하다”며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지닌 기존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조금 힘들 수도 있다. 무중력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감정을 교감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활약한 이민호와 공효진은 함께 손잡고 우주로 향했다. 이민호는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통해 연기 변신을 시도한 끝에 달라진 모습으로 이번 작품에 임했다. 공효진은 2019년 출연한 ‘동백 꽃 필 무렵’ 이후 6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두 배우는 처음 맞춘 호흡에 기대와 만족을 표했다. 이민호는 “(공효진은)20대 때부터 같이 작품을 하고 싶었던 선배였다”며 “함께 눈을 맞추고 공기가 없는 곳에서 서로 호흡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공효진 역시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혹시 까칠한 성격일까 생각했는데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 가장 새로웠다”고 칭찬했다.
이민호와 공효진은 모든 촬영을 마치고도 1년 이상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기존의 드라마보다 후반 작업에 5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컴퓨터그래픽과 와이어만 촬영만으로 무중력 상태의 인물들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배우 1명에 액션팀 6명씩이 붙어 촬영을 진행했다. 박신우 PD는 “‘별들에게 물어봐’에는 첨단 기술의 냄새보다 사람의 땀 냄새와 시간 냄새가 난다”고 예고했다.
● ‘파스타’·’질투의 화신’ 잇는 공효진과 서숙향 작가의 호흡
‘별들에게 물어봐’는 2010년 MBC 드라마 ‘파스타’와 2016년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을 잇는 공효진과 서숙향 작가의 3번째 만남이다. 공효진은 ‘파스타’에서 셰프를 꿈꾸는 서유경으로 활약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서유경은 레스토랑의 홍일점이자 막내이지만, 매번 덜렁대고 실수를 일삼아 구박데기로서 창고 관리는 물론 설거지, 바닥 청소, 쓰레기 정리를 도맡아한다. 선배들에게 혼나 늘 쪼그라들더라도 “예! 솊”이라고 명랑한 목소리와 해사한 얼굴로 꿈을 위해 버텨내는 모습이 사랑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전히 공효진을 수식하는 ‘공블리'(공효진+러블리)라는 별칭을 얻게 된 드라마다.
특히 ‘파스타’는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 21.2%(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면서 서숙향 작가에게도 흥행의 영광을 안겨줬다. 이후 2016년 공효진은 ‘질투의 화신’으로 서 작가와 다시 만났다. 설움과 수모를 악착같이 견뎌내는 기상캐스터 표나리는 ‘파스타’의 서유경처럼 우리의 청춘을 대변하며 시청자에게 연민을 느끼게 했다. 박신우 PD는 ‘별들에게 물어봐’ 이전에 ‘질투의 화신’을 연출하고 서 작가 및 공효진과 호흡을 맞췄다.
공효진은 ‘파스타’의 서유경, ‘질투의 화신’의 표나리 캐릭터와 이번 이브 킴을 비교하면서 “드디어 우두머리 역을 하게 됐다”고 반겼다. 이번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보인다.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우주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집단을 이끄는 이브 킴은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이야기의 중심인 공효진은 우주를 배경 삼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직업인들의 분투도 보여준다.
● 개성 강한 캐릭터들…오정세부터 이엘·박예영까지
‘별들에게 물어봐’는 이민호와 공효진을 비롯해 오정세부터 한지은·김주헌·이엘·박예영까지 개성 강한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완성한다.
이브 킴이 머무는 우주정거장에는 초파리를 담당하는 우주과학자 강강수(오정세)가 있다. 강강수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둘째 아들로 원하는 것은 모두 이룰 수 있지만 돌연 공과대학 신경생물학과에 입학해 우주과학자로 근무한다. 오정세는 무중력을 표현한 과정을 돌아보며 “가만히 서있는 것조차 힘들었다”며 “그래도 우주에서나마 이민호와 같은 눈높이를 가지고 연기할 수 있어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돌이켰다.
극의 주요 배경인 MZ 그룹의 외동딸이자 공룡과 결혼을 약속한 최고은 역의 한지은도 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부터 ‘도시 남녀의 사랑법’까지 다양한 드라마에서 “생활력 있는 캐릭터”를 주로 소화한 한지은이 이번에는 화려한 조건을 갖춘 캐릭터로 변화를 시도한다. 이민호, 공효진과 얽힌 삼각관계도 예고하고 있다.
우주정거장과 통신하는 서울의 지상관제센터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포진했다. 3번이나 우주정거장에 다녀온 베테랑 박동아 역의 김주헌, 능력을 인정받는 여성 우주인 강태희 역의 이엘, 그리고 이들과 함께 일하는 마은수 역의 박예영에도 시선이 향한다. 우주와 지구를 잇는 긴장감 넘치고 사랑이 샘솟는 세계를 채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