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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로코! ‘나의 완벽한 비서’ 이준혁의 설레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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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유은호를 연기하는 이준혁. 사진제공=SBS

능글거리는 말투,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교활함, 한편으로는 진지함이 묻어나는 세련된 얼굴에 멋진 슈트 또는 제복 차림으로 엘리트의 면모를 풍겨내기도 했다. 다만 주로 명암의 경계선이 모호해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가 그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2017년 ‘비밀의 숲’의 서동재가 대표적이다. 컴컴한 동굴 속에 자신의 존재를 숨기다 유리한 쪽으로 옮겨 다니는 비리 검사. 어쩐지 측은하고 애처롭다. 속내는 좁지만 신분상승을 꿈꾸는 욕망 덩어리, 하지만 어딘가 허술하고 겁 많은 입체적인 캐릭터이다. 그만큼 인간적인 면모도 갖춰 ‘우리 동재’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인기에 힘입어 ‘비밀의 숲’ 스핀오프(기존 작품에서 파생된 이야기) ‘좋거나 나쁜 동재’를 지난 10월 티빙에서 공개하며 다시 나타났다. ‘스폰서 검사’라는 낙인이 찍힌 서동재를 중심으로 사건을 풀어낸 이야기는 ‘밉지만 싫지는 않은 캐릭터’로서 서동재의 모습, 아니 배우 이준혁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준혁이 이번에는 달콤한 로맨스 코미디 장르로 새로운 면모를 과시할 기세다. 내년 1월3일 첫 방송하는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극본 지은·연출 함준호, 김재홍)를 무대 삼는다. 팬들은 벌써부터 반갑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아는 와이프’, ‘눈이 부시게’, ‘봄밤’, ‘우리들의 블루스’ 등에서 로맨스와 멜로 감성을 연기한 한지민과 호흡을 맞추는 드라마에서 이준혁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키운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언급한 ‘비밀의 숲’과 ‘좋거나 나쁜 동재’ 말고도 이준혁은 최근 몇 년 사이 범죄물과 액션물 등 장르적 색채가 뚜렷한 작품에 출연, 강렬한 캐릭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비질란테’에서 이준혁은 은은하게 광기를 풍기는 커다란 눈과 히죽거리는 얼굴을 보여줬다. 직접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남주혁을 열렬히 응원하는 팬인 재벌 2세 역을 맡아 돈과 정보력으로 그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게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경찰을 교란시키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이준혁의 캐릭터와 그 선택을 좇아가는 것에 큰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3’에서 정돈되지 않은 까칠한 얼굴과 욕망이 한껏 묻어나는 비열한 얼굴로 비리경찰 캐릭터를 완성하기도 했다. 마약을 밀매하며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기에 급급한 그는 주인공인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대치하며 윤계상과 손석구의 뒤를 잇는 ‘범죄도시’의 ‘빌런’ 계보를 이었다. 

최근 곽경택 감독의 영화 ‘소방관’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화마로 가득한 화재 현장에서 구조자를 구해내기 위해 뛰어드는 소방관 역할로 ‘범죄도시’의 악인 이미지를 잠시 잊게 했다. 

이처럼 묵직한 느낌을 풍기는 장르물에서 주로 활약해온 이준혁은 한동안 로맨스나 코미디 장르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일상 속 평범한 캐릭터보다는 순간의 감정을 극대화해 분출하고 포효해야 하는 인물의 외피를 자주 입어왔다. 데뷔 초기였던 2008년 드라마 ‘스타의 연인’과 ‘수상한 삼형제'(2009) 등에서 순수한 이미지를 뿜어냈지만 이후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변모하는 인물들을 자주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그가 새롭게 나서는 ‘나의 완벽한 비서’는 돈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헤드헌팅 회사 CEO 강지윤(한지민)과 돈이 아닌 다른 가치들에 관심을 가지는 비서 유은호(이준혁)의 로맨스를 그린다. 2018년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2022년 SBS 드라마 ‘사내맞선’처럼 사내커플의 설렘을 그리는 일명 ‘오피스 로맨스’로 통한다. 이준혁은 1년 만에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로 복직한 싱글 대디. 하지만 누명을 쓰고 해고당한 뒤 지윤의 비서로 들어가게 되는 인물이다. .

이준혁은 지난 17일 웹예능 콘텐츠 ‘살롱드립2’에 출연해 “내가 했던 캐릭터들이 워낙 독특해서 이제 내 경력에서 독특한 사람이 독특하지 않게 느껴지더라. 그러다 보니 비서 캐릭터가 도리어 신선하게 느껴졌다”면서 “현장에 가면 시체도 없고 먼지도 없고 사람을 때릴 일도 없는 게 끌렸다”고 밝혔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비리 검사 서동재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준혁. 사진제공=tvN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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