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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80%] ‘오징어 게임2’, 산만한 전개 3편 위한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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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게임장에 발을 들이는 성기훈 역할의 이정재. 사진제공=넷플릭스

(이 기사는 주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456번, 게임에 돌아온 걸 환영하네” 무자비한 생존 게임에서 홀로 살아남은 성기훈(이정재)이 또다시 살육이 예고된 게임장에서 눈을 뜬다. 그런데 이번엔 목적이 다르다. 거액의 빚과 힘겨운 현실에 쫓겨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참여했던 첫 게임에서 ‘경마장의 말’ 취급을 당했던 그는 이제 다른 이들의 생명을 죄의식 없이 뺏은 이들을 용서할 수 없어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는 견고한 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민 개인의 분투를 담았다. 2021년 9월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한국의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상징성’을 지닌 작품이다. 거액의 빚과 말 못 할 사정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456억원이 걸린 게임에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참가하는 내용의 드라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반응을 얻었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1위를 시작으로 각종 기록을 써 내려갔고, 누적 시청 22억 시간을 돌파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은 에미상에서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등 6관왕을 차지했다. 비영어권 작품 최초의 기록이다.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들춘 ‘오징어 게임’은 극중 게임을 주최하는 세력이 강조하는 ‘공정하고 평등한 게임’ 이면에 숨겨진 불공정과 불평등을 파헤쳤다. 현실 세계를 거울처럼 비추고 있는 작품 속 세상에 대중은 열광했다. 게임으로 접근하지만, 결국 자본주의 사회의 시스템에 소속된 무기력한 개인과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겪게 되는 참혹한 현실을 통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얻었다.

무엇보다 자본주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이 작품을 향해 가장 큰 호응을 보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국내서는 자본주의의 모습을 표현한 다양한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등으로 묘사한 부분에 주목했다. 소위 ‘K놀이’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으면서 국내 시청자의 자부심을 키우기도 했다. 

가면을 쓴 프론트맨. 이병헌이 연기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시스템에 도전하는 성기훈 VS 신념 붕괴시키려는 프론트맨

‘오징어 게임’은 1편 말미 최종 우승자가 돼 456억원의 상금을 거머쥐고 미국으로 가려다가 포기하고 돌아온 성기훈이 게임의 설계자인 프론트맨(이병헌)에게 “궁금해. 너희들이 누군지. 어떻게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라며 복수를 예고했다.

예상할 수 있듯이 ‘오징어 게임2’는 게임에 접근하기 위해 자신에게 딱지치기를 제안하고, 게임 참가를 권유하는 ‘딱지맨'(공유)을 찾는 성기훈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에게는 이제 돈이 있고, 그 돈을 이용해 사람도 부릴 수 있다. 1편의 성기훈은 돈을 타는 게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게임을 끝내야 한다는 좀 더 명확한 목적이 있다. 성기훈은 456억원이라는 자본과 들끓는 분노 그리고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을 연료 삼아 질주한다. 휘몰아치는 게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어리바리했던 성기훈은 달라졌다. 이제 게임장 안에서 사람들을 통솔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닌지 고뇌를 거듭한다. 1편과의 가장 큰 차이는 전혀 다른 인물로 변화한 성기훈의 모습이다.

‘오징어 게임2’는 ‘개인’을 대변하는 성기훈과 세상을 움직이는 ‘시스템’을 상징하는 프론트맨의 대결을 핵심 줄기로 갖고 간다. 성기훈은 프론트맨에게 게임을 멈추라고 말하지만, 프론트맨은 “게임에 참여하는 건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맞선다. 이에 성기훈은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서 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즐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계획을 실현해 나간다. 성기훈은 게임을 멈추고 비극을 시작한 주최자들에게 벌을 주려고 하지만, 프론트맨은 오히려 성기훈의 신념을 무너뜨리려고 한다.

● 산만한 이야기…성기훈의 무모함

성기훈은 이번에도 저마다의 절박한 사연과 이유로 게임장을 찾은 참가자들을 만난다. 그 과정에서 ‘오징어 게임2’는 전편에 비해 훨씬 많은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다가 게임장에서 만난 연인(임시완·조유리)을 비롯해 엄마와 아들(양동근·강애심), 특전사 출신의 트랜스젠더(박성훈), 과거 기훈과 함께 경마장을 드나들었던 친구(이서환), 아픈 딸을 둔 아빠(이진욱), 무당(채국희), 은퇴한 래퍼(최승현), 클럽 MD(노재원), 탈북민(박규영) 등 개성 강한 캐릭터와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풀어낸다.

다채로운 인물들이 게임을 하면서 맺는 협동심과 그 속에서 발현되는 이기심이 맞물리면서 이야기가 확장되지만 산만하다는 인상도 짙다. 특히 대부분의 캐릭터가 충분히 예상 가능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전편과 비교하면 크게 눈에 띄는 인물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논란을 일으킨 캐스팅이었던 최승현이 연기하는 전직 래퍼 타노스는 악역과 민폐 사이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타노스는 과거 최승현이 실제로 저질렀던 범죄를 연상케 하는 인물인 만큼 공개 이후 또 다른 공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게임의 방식도 달라졌다. 시즌1에서는 첫 번째 게임이 끝나고 게임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OX’의 선택이 단 한번 나왔다면, 이번 시즌2에서는 그 방식을 발전시켜 각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에게 이를 이어갈지 묻는다. 참가자들에 자율성을 준다는 명분이지만, 그 자체가 또 다른 딜레마를 만들어내면서 이야기는 더욱 복잡해진다.

성기훈은 참가자들에게 게임이 끝날 때마다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강하게 어필하지만, 오히려 몇몇 참가자들은 “우승한 사람도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며 성기훈의 뜻과 반대로 간다. 참가자들은 O와 X라는 이분법적인 틀에 갇혀 갈등하고, 충돌하고 반목한다. 다만 게임이 끝날 때마다 이 같은 투표가 진행돼 긴장감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또한 참가자들을 설득하지 못한 성기훈이 소수의 참가자들과 함께 본부로 진입하려는 과정이 갑작스럽고 무모하게 여겨져 쉽게 와닿지 않는다. 내년에 공개가 예정된 ‘오징어 게임’ 시즌3을 위한 초석 다지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오징어 게임2’ 출연자들. 사진제공=넷플릭스

연출·각본 : 황동혁 / 출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최승현, 원지안 그리고 공유 / 장르: 데스 게임, 스릴러, 서바이벌, 액션 / 공개일: 12월26일 /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회차: 7부작 / 플랫폼 : 넷플릭스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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