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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풀 작가가 처음 밝힌 ‘조명가게’ 넘어 ‘무빙2’ 구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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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에 이어 ‘조명가게’의 각본을 쓴 강풀 작가.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에서 중환자 병동의 간호사 영지(박보영)는 의식이 없는 환자 때문에 절망하는 보호자에게 “환자분이 살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을 건넨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도 ‘의지’가 있을까. 이런 의문은 2011년 웹툰 ‘조명가게’를 내놓고 이를 바탕으로 한 2024년 시리즈를 만든 강풀 작가를 오랫동안 따라다닌 질문이었다. 목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환자들에게 기도를 하러 중환자실을 자주 찾았다는 강풀 작가는 병동에서 들었던 ‘살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을 쉽게 잊지 못했다.

“그 질문을 가지고 13년 전 만화를 그렸다”고 말하는 강풀 작가를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강풀 작가는 ‘조명가게’를 통해 ‘무빙’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 각본을 썼다. 강풀 작가와 만난 날은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직접 적은 전구를 취재진에게 한 명씩 선물한 뒤 작동법을 설명하는 강 작가의 모습은 꽤나 들떠 보였다. ‘조명가게’가 받고 있는 뜨거운 관심에 따른 기쁨이 그의 표정에서 엿보였다.

‘조명가게’는 호기심을 자아냈던 초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가면서 이야기가 폭발한다. 각각 인물들이 품은 사연이 감동을 안기고, 여기에 마지막 회에 출연한 ‘무빙’의 주인공 장희수(고윤정)와 강풀 만화의 주요한 캐릭터인 김영탁(박정민)의 등장까지 ‘조명가게’는 화제의 중심이다.

● ‘무빙’ 성공 후…’무빙2′ 아닌 왜 ‘조명가게’였을까

20년 동안 만화 작가로 활약한 강풀은 첫 각본인 ‘무빙’을 통해 한국형 액션 히어로 시리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괴력을 지니고 태어난 부모와 자녀들이 불의에 맞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뭉치는 뭉클한 이야기를 영웅 서사로 풀어낸 ‘무빙’은 디즈니+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 가운데 가장 성공한 작품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에 많은 이들이 강풀 작가가 곧바로 ‘무빙’ 시즌2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의 선택은 ‘조명가게’였다.

“만화를 연재할 때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시간에 쫓겨서 미쳐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었죠. 연재할 때로 돌아가도 그때만큼은 못한다는 걸 알지만, 늘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무빙’ 작업을 끝내고 다음은 무조건 ‘조명가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강풀 작가는 “만화에서는 인물들이 덜 보였다”고 설명했다. 인물에 대한 서사가 부족했던 만화의 아쉬움을 시리즈로 날렸다. 그는 시리즈를 통해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조명가게 사장인 원영(주지훈)과 그의 딸 유희(이정은)를 통해 숨겨진 사연을 보여주고, 그림으로는 한계를 느꼈던 지영(설현)을 직접적인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원영과 유희의 관계는 원작에서는 없는 설정. 지영 역시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인물이다보니 만화로 표현하는 데 갈증을 느꼈다는 뜻이다.

“이상하게 애착이 많이 갔던 작품이었는데 이제 아쉬움은 없습니다.(웃음)”

'조명가게'의 등장인물. 사진제공=디즈니+
극 속에서 자신만의 빛을 찾아가는 ‘조명가게’ 등장인물. 사진제공=디즈니+

‘조명가게’는 일반적인 전개로 흘러가는 시리즈가 아니다. 전체 8부작 가운데 절반인 4편까지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그들의 사연은 쉽사리 짐작하기 어렵다. 섬뜩한 비주얼과 으스스한 분위기,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지다가 이들이 갑작스러운 버스 사고로 사후세계를 떠도는 이들이라는 반전을 안겼다. 이들은 원영이 지키는 조명가게에서 ‘자신만의 빛’을 찾으며 생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는데, 이 모든 건 주변의 관심과 사랑으로 가능하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처음 공포의 분위기를 자아낸 ‘조명가게’는 시간이 흐르면서 휴먼 드라마로 변화하며 색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시간의 순서나 캐릭터의 서사를 점층적으로 쌓아가는 익숙한 방식 대신 낯선 흐름으로 이야기를 완성하는 강풀 작가만의 스타일은 ‘무빙’에서 시작됐다. 강풀 작가는 ‘무빙’의 극 초반에 이정하와 고윤정 김도훈 등 신예의 이야기를 전면에 배치하고 중·후반부에 류승룡과 한효주 조인성 등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구조를 택했다. 2세대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전반부에 보여주면서 능력을 감춘 부모 세대의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이뤘다.

강풀 작가는 “‘조명가게’의 이야기는 5회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긴장됐다”면서 “앞은 호러라는 외피로 보여주고, 진짜 이야기를 뒤에 하는 것이 위험한 시도일 수 있다는 걸 저도 알았다”고 말을 이었다.

“아무리 뒷이야기가 있다고 해도 재미가 없으면 시청자들이 안 볼 수 있잖아요. 당연히 부담되고 우려도 됐지만 이런 전개를 꼭 하고 싶었어요. 저는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완결성을 위해 포기하지 못했죠.”

“디즈니에게 고마워요. 이런 문법의 이야기를 과연 ‘다른 곳(플랫폼)에서 시작할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다행히 ‘무빙’이 좋은 성과를 내서 이런 방식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근거 없는 고집으로 봐주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웃음)”

● 강풀이 김희원에게 연출을 제안한 이유는

‘조명가게’는 배우 김희원이 처음 연출에 도전한 작품이기도 하다. 김희원은 ‘무빙’에서 초능력을 지닌 제자들을 지키는 담임 교사 최일환 역을 맡았다. 강풀 작가는 촬영 현장에서 학생들을 대하는 김희원의 모습을 보고 연출자로 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원고등학교 촬영이 있을 때 현장에 갔는데 김희원 감독님이 학생들을 앉혀놓고 여러가지를 가르쳐주더라고요. 그 모습이 보기 좋았죠.”

강풀 작가는 “제가 감독님과 정서적인 부분이 잘 맞았다. 의견이 달랐던 적이 많이 없었다”고 돌이켰다. ‘조명가게’를 준비하면서 “둘이서 일주일에 정말 몇 번씩 봤는지 모르겠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김희원 감독님은 ‘조명가게’에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를 잘 끌어낼 수 있는 연출자를 원했기 때문에 김희원 감독님께 제안을 드렸”고 설명했다.

‘조명가게’를 연출한 김희원 감독(왼쪽)과 원작자이자 드라마의 극본을 쓴 강풀 작가.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 이제 관심은 ‘무빙2’로…’강풀 유니버스’ 진행 상황은?

‘조명가게’를 끝낸 강풀 작가에 대한 관심은 이제 ‘무빙2’로 향한다. ‘조명가게’ 후반부에 나온 재생 능력자 희수와 시간 능력자 영탁은 ‘강풀 유니버스’의 핵심 인물로, 향후 공개될 ‘무빙2’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졌다. 영탁은 강풀의 초능력자 시리즈의 실질적인 시작인 웹툰 ‘타이밍’의 등장인물이다. 영탁과 희수는 강풀의 또 다른 웹툰인 ‘브릿지’에도 함께 등장한다.

“희수와 영탁이 등장하면서 ‘뭔가 하려고 하나보다’는 의견이 생긴 것 같다. 다만 이제 시리즈가 두 개 나왔는데 ‘강풀 유니버스’라는 말이 나와 민망하다”고 웃은 강풀 작가는 “만화를 각색해서 각본을 쓰고 있으니까 그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나온 말들 같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알지 모르겠지만, ‘무빙’에 시즌2를 위한 ‘떡밥’을 깔아놨습니다. 하하. 지난주에 ‘조명가게’가 끝났기 때문에 아직도 ‘무빙2’는 구상 단계에요. ‘무빙2’는 만화로 나온 적은 없거든요. 이전 작품인 ‘브릿지’와 ‘타이밍’이라는 이야기가 선결돼야 하죠. 아마 (‘무빙2’는)예상하지 못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면서 드라마는 “제작 시스템이라 제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면서도 “계속 써 나가고 싶다. (드라마에서)강풀 유니버스라는 말 자체가 웃기지만, 가능하다면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만화에 이어 시리즈를 통해서도 ‘강풀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강풀 작가가 맥스무비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맥스무비DB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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