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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가게’ 설현, 다채로운 색으로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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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이 주연한 ‘조명가게’의 한 장면. 사진제공=디즈니+

길게 늘어뜨린 긴 머리카락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밤마다 늘 같은 버스정류소 옆 벤치에 앉아 손가락을 ‘탁탁’ 부딪히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성. 강풀 작가의 웹툰 ‘조명가게’에서 지영은 의문을 뒤덮인 미스터리한 존재이자, 독자를 기묘한 세계로 이끄는 안내자이고 동시에 서글픈 이야기를 매듭짓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 지영은 웹툰을 영상으로 옮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극본 강풀)에서 배우 설현을 통해 또렷한 윤곽을 얻는다. “첫인상이 시골 여자아이 같았다”고 설현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힌 김희원 감독의 말처럼 ‘조명가게’ 속 설현의 모습은 수수하지만 묘한 인상을 풍긴다. 일명 ‘시골 여자애’ 같은 얼굴 안에 애처롭고 애틋한 감정을 넘어 결현하거나 안쓰러운 다양한 표정을 담아낸다.  

‘조명가게’는 지영의 뒷모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불이 환하게 켜진 조명가게 앞에 멀뚱히 서서 내부를 바라보다가 이내 자리를 떠난다. 별다른 말없이 축 처진 채 떠나는 지영의 뒷모습은 쉽게 잊히지 않는 잔상으로 남는다. 수수께끼 같았던 지영의 존재는 설현의 여정을 통해 비밀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드라마에는 주지훈부터 박보영,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등 여러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조명가게’ 전체를 관통하는 인물은 설현이다. 걸그룹 AOA로 데뷔해 영화 ‘안시성’ 등에 출연하면서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온 설현의 낯선 얼굴이 반갑다.  

버스정류장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제공=디즈니+

● 다채로운 감정 표현하는 설현의 모습 

“나 알아요?” 지영은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은 자신에게 말을 거는 현민(엄태구)을 향해 묻는다.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있었지만, 자신을 보지 않고 지나치는 현민이 비로소 처음 말을 걸어오자 지영의 얼굴에는 옅은 희망 같은 것이 번뜩인다. 무해한 얼굴로 상대를 빤히 올려다보는 설현의 얼굴 클로즈업은, 알 수 없는 인물들이 쌓아온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남긴 경계심을 푸는 데 일조한다.

설현이 집중한 지영의 이야기는 ‘조명가게’의 중반부를 꽉 채웠다. 지영과 현민이 결혼을 약속한 연인 사이였다는 사실, 농인이었기에 말을 하지 못했지만 죽은 뒤 찾아온 조명가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극적으로 펼쳐졌다. 말을 할 수 있게 된 사실에 의아해하면서도 ‘끅끅’ 소리를 내면서 목구멍에서부터 어렵게 말을 끌어내는 설현의 모습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떤 거창한 몸짓도, 사건도 없는 이 장면에서 설현은 숨소리만으로 주위를 집중시킨다. 

그런가 하면 초연하고 결연한 다짐이 느껴지는 장면들도 있다. 버스 사고로 인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현민을 다시 살리기 위해 지영은 자신의 몸짓만 한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그에게 생의 의지를 불어넣는다. 지영은 ‘픽’ 쓰러지며 붉은 피를 뚝뚝 흘리는 현민의 배에 난 상처를 꿰매는 행위를 반복한다. 실을 묶은 바늘로 현민의 상처를 꿰맬 때마다, 팔을 들어올리는 지영의 모습에서는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어떤 사명감이 느껴진다. 

기괴하게 보이는 바느질 장면은 지영을 표현하는 설현의 진심을 엿볼 수 있다. 안치실의 염습사가 ‘망자의 한’을 언급한 부분과 연결되면서 바느질을 반복하는 설현의 무표정한 얼굴이 더 안쓰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지영(설현)은 상처 입은 현민(엄태구)을 살리기 위해 바느질로 찢어진 그의 배를 꿰맨다. 사진제공=디즈니+

● “촬영하면서 원작의 인물을 염두에 뒀다” 

설현이 ‘조명가게’에서 내뱉는 대사들은 감정을 응축하고 있다. 현민을 담은 거대한 캐리어를 보면서 “왜 넌 나를 기억하지 못하니?”라며 대답 없는 물음을 던지는 순간도 그렇다. 다른 이들은 모두 생전 깊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기억하지만 유독 현민은 지영을 기억하지 못한다. 김희원 감독은 이들의 관계를 구태여 설명하기보다 설현의 대사 한마디로 표현해 애처로운 느낌을 강조한다.

그러다 강단 있는 모습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극의 배경인 소망아파트에 사는 현주(신은수)와 대화를 나누던 현민이 또다시 쓰러지자, 다시 캐리어를 끌고 나타난 지영은 “비켜, 내 남자야”라고 말한다. 지영이 강하게 자신의 주장을 펴는 이 장면에서도 설현은 돋보인다.  

‘조명가게’에서 설현은 현민을 살리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생의 의지를 불어넣는 지영처럼 단계적으로 응축된 감정을 풀어낸다. “촬영하면서 원작과의 싱크로율에 신경썼다”는 그는 “웹툰에서는 인물이 어느 정도의 톤으로 이야기하는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저만의 캐릭터를 완성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2012년 아이돌 그룹 AOA로 데뷔한 설현은 같은 해 KBS 2TV 드라마 ‘내 딸 서영이’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영화 ‘강남1970’, ‘살인자의 기억법’, ‘안시성’과 드라마 ‘나의 나라’, ‘살인자의 쇼핑목록’ 등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다. 아이돌 스타로 출발했고 이후로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번 ‘조명가게’를 통해 배우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설현이 표현한 다채로운 감정의 빛이 ‘조명가게’를 환하게 빛나게 한다. 

‘조명가게’의 한 장면. 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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