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각본과 연기.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는 정치 스릴러. 한국의 어떤 영화도 가보지 못한 모험.”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가 17일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해 이 같이 호평하며 재조명했다. 1979년 신군부의 군사반란을 다룬 ‘서울의 봄’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많은 패러디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되는 상황에 나온 세계적인 영화전문 매체의 평가라는 점에서 새삼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버라이어티는 이 영화가 “진정한 참여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을 찾은 한국 관객에게 주는 분명한 메시지는 ‘이것이 1979년에 일어났던 일이며,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지난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짧은 기간의 계엄령과 그에 따른 중대한 정치적 후유증 이후 더욱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썼다.
버라이어티는 ‘서울의 봄’이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극화한 최초의 한국영화”라면서 “황정민과 정우성 등 최고의 출연진의 훌륭한 연기, 공동각본가인 김성수 감독이 꼼꼼하게 각본을 쓴 작품”으로 소개했다. 이어 “내년 아카데미상 최우수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 한국이 출품”한 영화는 “그 경쟁에서 가치 있는 경쟁자가 됐다”고 찬사했다.
매체는 극 중 군사반란을 이끄는 전두광 보안사령관 역 황정민이 “결코 진부하지 않은 화려한 연기력을 발휘”했다면서 “카리스마와 거만하고 오만함, 하수구 속 쥐 같은 교활함이 결합된 괴물 같은 캐릭터”를 구현했다고 호평했다.
또 전두광 등 신군부 세력에 맞서는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 역 정우성도 “국가를 떠받치는 명예와 적법 절차의 원칙을 수호하는 애국적 영웅으로 훌륭하게 표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버라이어티는 무엇보다 ‘서울의 봄’은 “극도의 압박 속에서 인간 심리에 대한 날카로운 탐구”한 작품이라고 가리켰다.
매체는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12·12 군사반란을 자행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각 인물들의 모델이라면서 영화는 “유교의 영향에서 비롯된 권위의 강력한 지표”로서 연공서열을 언급하며 이는 “하급 장교와 일반 병사들이 이러한 개념과 국가에 대한 의무 사이에서 때로는 비극적으로 갇히는 모습을 통해 생생하게 드러난다”고 썼다.
이어 ‘서울의 봄’이 1979년 기대됐지만 수년 후에야 실현된 자유와 민주주의의 꽃을 역설적으로 언급한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이와 함께 김상범 편집감독의 “날카로운 편집”을 비롯해 “이모개 촬영감독, 이성환 조명감독, 장근영·은희상 프로덕션 디자이너, 이재짐 음악감독” 등 각 분야별 스태프의 실력을 인정했다.
실제로 이들 가운데 이모개 감독과 이성환 감독, 이재진 음악감독은 17일 오후 7시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맥스무비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no1maxmovie)이 공동 생중계하는 제11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시상식에서 각각 촬영상과 조명상, 음악상을 수상한다.
또 이날 시상식에서는 ‘서울의 봄’이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되며, 연출자 김성수 감독은 감독상을 품에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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