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소방관’ 잘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주원이 건넨, 자필 카드에 적혀 있던 글이다. 주원은 최근 새 영화 ‘소방관’의 공개를 앞두고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직접 쓴 카드로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소속사 고스트스튜디오 관계자는 “주원이 영화로 또 대면으로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이기도 하고,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보니 자필 카드로 그 마음을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주연이 주연으로 활약한 ‘소방관’은 2015년 영화 ‘그놈이다’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영화이다. 앞서 2022년 공개된 ‘카터’도 영화이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작품으로, 당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인터뷰도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주원도 인터뷰 중 “‘그놈이다’ 이후 벌써 9년이란 시간이 지났는지 몰랐다”고 놀라워하기도 했다.
특히 ‘소방관’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주원이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이유다. 지난 달 25일 열린 시사회에서도 처음 영화를 보고 나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소방관’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 속에서도 생명을 구하기 위해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2001년 서울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영화화해 관심을 모았다.
주원은 이 작품에서 서부소방서에 첫 발령받은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을 연기했다. 철웅은 화재 현장에서 친형처럼 따르던 동료 소방관을 잃은 이후 상실감과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랬던 철웅이 동료들의 도움과 격려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생명을 구하는 어엿한 소방관으로 거듭나는데, ‘소방관’은 철웅의 성장을 주된 서사로 풀어간다.
주원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당시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고 고백하며 “이 사건에 대해서 나처럼 모르는 사람이 또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작품을 통해 소방관들의 고충과 용기가 많이 알려지고 기억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참여했다”고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소방관’은 주원의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 데뷔작 ‘제빵왕 김타구’에서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주원은 이후 ‘각시탈’의 이름 없는 영웅, ‘굿닥터’의 서번트 증후군 가진 의사, ‘카터’의 기억 잃은 요원 등 현실성보다는 판타지 요소가 짙은 인물들을 주로 연기해왔다.
주원은 ‘소방관’의 철웅을 통해 현실에 발붙인 인물을 선보인다. 소방서에 첫 발령받은 후 사회 초년생들이 느낄 불안감과 성장통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소방관들의 고충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후반부 장례 장면에서는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가슴 먹먹한 여운을 준다.
‘소방관’은 ‘친구’ ‘극비수사’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등 실화 소재 영화로 감동을 선사했던 곽경택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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