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지니TV ‘마당이 있는 집’, 영화 ‘리볼버’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아온 임지연이 사극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어 눈길을 끈다.
11월30일 첫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연출 진혁)으로 오랜만에 사극에 도전한 임지연은 양반가의 핍박을 받던 노비가 양반댁 아씨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영화 ‘간신’과 2016년 SBS드라마 ‘대박을 통해 사극 연기를 경험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관객과 시청자의 많은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다. ‘옥씨부인전’을 통해 8년 만에 사극에 다시 한번 발을 내딛는 임지연의 포부와 다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임지연은 전작의 아쉬움을 가리키듯 “사극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옥씨부인전’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고된 현장이라는 걸 느껴봤고,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 배우라는 자격지심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극중에서)남장부터 노비, 양반가의 아씨와 마님까지 사극의 여주인공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은 다 했다”면서 “무서웠지만 자신도 있었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연출자 진혁 감독은 “드라마 대본을 읽자마자 임지연이 (적임자로)생각났다”며 임지연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입증하듯 ‘옥씨부인전’은 첫 방송 4,2%(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임지연 배우가 이제는 스펙트럼이 엄청 넓다”, “임지연이 이 역할 저 역할 다 잘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노비 역할까지 이렇게 찰떡일 줄이야”, “믿고 보는 임지연” 등 반응을 보였다.
임지연은 노비라는 신분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간직한 인물로 등장한다. 아씨가 시집을 가는 길에 자신만 데려간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아버지와 함께 도망갈 계획을 세운 그는 “어차피 죽을 거면 이판사판이야”라며 당돌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임지연의 연기력이 더욱 빛을 발하는 장면은 눈발이 몰아치는 겨울날 멍석말이를 당한 구덕이가 오열하는 장면이다. 구덕이는 자신을 몸으로 감싸안으며 매를 대신 맞는 아버지의 아픔에 통곡한다. 이후 대감집 어르신과 합방할 위기에 놓이자 복수하기도 한다.
“하늘 아래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어. 그리고 더러운 건 너야”라며 요강에 담긴 똥물을 아씨에게 부어버리는 장면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억척스럽고 뻔뻔한 모습의 구덕이를 임지연은 다양한 얼굴로 표현해내며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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