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아니라 진짜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꼭 내 가족이 다치는 것처럼 아팠다.”
영화 ‘소방관’을 처음 보고 감격한 배우 김민재의 소감이다.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소방관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가 주연배우 리스크를 딛고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25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소방관'(제작 에스크로드)이 첫 공개됐다. 이 작품은 2011년 홍제동 화재 참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생명 구조를 위해서 뜨거운 화염 속을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소방관’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은 “학도병(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이어 또 희생한 이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마음이 무거워서 처음에는 고사를 했던 작품”이라며 “이런 이야기도 필요하다는 말에 소방관들에 대한 부채의식이 제 안에 있는 것을 느꼈고, 좋은 작품으로 탄생시켜봐야 겠다는 각오가 서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방관’이 불을 다루는 영화인 만큼 안전은 촬영장의 최우선 과제였다. 곽 감독은 “불을 다루는 촬영은 처음”이라면서 “쉽지 않은 현장이었”고 촬영장을 돌아봤다. 그는 “특효(특수효과)팀과 컨테이너에 가구 몇 개를 갖다 놓고 어떤 재질에 따라 어떤 불이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촬영을 했는데 바람이 한 번 부니까 순식간에 컨테이너가 화염에 휩싸여서 소화기와 물로 진압했던 섬뜩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를 찍다가 사고가 나면 다 내 잘못이라는 생각에, 스태프와 배우들이 다치지 않도록 화재 장면을 찍을 때마다 초 긴장 상태로 촬영을 했다”고 떠올렸다.
곽 감독은 영화에 담으려고 했던 진정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소방관’은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고, 누군가의 희생을 기리는 이야기인 만큼, 재주나 테크닉보다는 치열함과 진지함으로 승부하려 했다”며 “오랜만에 조금 무겁기는 해도 마음을 건드리는 느낌을 주는 영화로서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럼에도 주연배우 곽도원의 리스크는 영화에는 부담이다. ‘소방관’은 2020년 촬영을 끝냈지만, 2020년 감염병 사태에 이어 2022년 곽도원이 음주운전에 적발되면서 4년간 개봉이 밀렸다. 자숙 중인 곽도원은 주연배우로서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소화했는데도 이날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곽 감독은 “곽도원의 분량을 빼기 위한 편집은 하지 않았다”며 “다만 영화의 개봉이 늦어져서 요즘 트렌드에 비해 속도감이 늦은 감이 있어서 초반부 속도감을 높이는데 편집을 신경 썼다”고 말했다. 영화에 쏟아부은 정성과 진심으로 곽도원의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김민재뿐 아니라 이날 영화를 처음 본 배우들은 결과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의 주원은 “동료 배우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무거움을 가지고 연기했다”며 “우리 영화는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직업군이 많지 않나. 많은 분들이 공감하면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조대장 연기 역을 연기한 유재명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분들을 생각하는 의미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분들도 누군가의 가장이고 가족이고 아들이고 친구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하는 우리의 노력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소방관’은 다음 달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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