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에 이어 ‘조명가게’까지 디즈니와 함께 하는 이유요? ‘무빙’이 잘 됐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무빙’ 때 신뢰 관계를 잘 쌓았는데 ‘조명가게’까지 하게 됐네요. 앞으로도 계속 잘 해보겠습니다. 하하!”
20일(한국시간) 싱가포르 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아시아태평양) 2024’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극본을 쓴 강풀 작가가 ‘무빙’의 성공 덕분에 신작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강풀 작가를 비롯해 ‘조명가게’를 연출한 배우 김희원과 주인공 주지훈, 박보영이 참석했다.
다음 달 4일 공개하는 ‘조명가게’는 지난해 ‘무빙’을 성공으로 이끈 강풀 작가와 디즈니+의 두 번째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지난해 8월 공개한 ‘무빙’은 괴력을 지니고 태어난 부모와 자녀들이 불의에 맞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뭉치는 뭉클한 이야기를 영웅 서사로 풀어낸 시리즈다. 디즈니+ 국내 서비스 작품 중 한국과 글로벌 콘텐츠 통틀어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서 디즈니+ 최다 시청 시간을 달성하는 등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사랑받았다.
‘조명가게’는 ‘제2의 무빙’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조명가게’ 또한 ‘무빙’과 마찬가지로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자로서 드라마 극본을 직접 쓴 점도 같다. 이런 관심을 증명하듯 이날 기자간담회 초반에는 강풀 작가에게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인 조명가게에 수상한 비밀을 지닌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누적 조회 수 1억5000뷰를 돌파하며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동명 웹툰을 기반으로, 확장된 캐릭터와 서사를 그린다. 동명 웹툰은 2011년 연재됐다.
강풀 작가는 “이야기를 창작하고 만들 때 사람을 중심에 둔다”면서 ‘무빙’과의 차별점에 대해 “결이 다르면서도 같은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무빙’에서도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생각했고, ‘조명가게’도 그 안의 사람들 이야기로 생각했습니다. ‘무빙’은 초능력물이고 장르물이지만 진입장벽이 높지는 않죠. ‘조명가게’ 또한 명백한 장르물인데 우리나라에서 호러 장르가 드라마로 나오는 건 흔치 않아서 시청자들이 어떻게 바라볼까 부담도 되지만, 재밌기 때문에 자신은 있습니다.”
강풀 작가는 웹툰의 이야기가 더욱 “깊어졌다”고 짚었다. 그는 “만화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를 감독님과 배우들이 입체적으로 표현해서 (만화와)비슷한 거 같지만 많이 다르다”며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동을 담으려고 해서 원작보다 더 풍성해졌다”고 설명했다.
영화 ‘아저씨'(2010년)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에서 인상적인 열연을 한 배우 김희원이 ‘조명가게’를 통해 연출에 처음 도전해 눈길을 끈다. 김희원은 ‘무빙’에서 정원고 담임 선생님 최일환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김희원의 연출 도전은 강풀 작가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강풀 작가는 김희원에 대해 “‘조명가게’ 세계관은 난해하기도 한데, 그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사람이 중요한 작품인데 그 안에서 연기하는 배우들과 캐릭터,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감탄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김희원은 첫 연출을 통해 “겸손을 배웠다”면서 “(강풀 작가가)뭘 보고 연출을 제안했나 했다. 나름대로 (연출에 대한)꿈이 있었는데 지금도 떨리고 꿈만 같다”고 감격했다. 연출 포인트에 대해서는 “‘조명가게’는 독특한 드라마지만 사람들에게 공감을 줘야 하니까 어느 정도의 독특함이 묻어나야 부담 없이 잘 받아들일까를 기준으로 뒀다”고 설명했다.
주지훈은 어두운 골목 끝 유일하게 밝게 빛나는 조명가게의 사장 원영을 연기했다. 조명가게에 찾아오는 낯선 손님들을 맞이하는 인물이다. 박보영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을 보는 중환자 병동의 간호사 영지 역을 맡았다. 특히 박보영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2023년)에 이어 곧바로 간호사로 돌아온다.
“간호사 역할이 벌써 세 번째라서 부담이었다”던 박보영은 이내 “장르가 너무 다르고, 전공도 다르다. 직업만 같고 캐릭터의 색깔이 달라서 보시는 분들도 괜찮을 거라는 믿음으로 했다”고 말했다.
김희원은 “간호사 역할에 대한 부담을 얘기해서 어떻게 하면 다르게 보이는 디렉팅을 할지에 집중했다”면서 “주지훈도 마찬가지였다. 저 배우에게 보이지 않았던 모습을 꺼내려고 했는데 역시나 너무나 잘해줬다”고 박보영과 주지훈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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