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과 ‘자명고’를 잇는 국극 ‘바보와 공주’가 베일을 벗는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가 극중극(드라마 속 삽입되는 작품)의 형식을 차용해 실제 국극 무대를 안방으로 옮겨 놓은 듯 생생함으로 색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극중극으로 ‘바보와 공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9일 방송된 ‘정년이’ 9회에서는 여성국극단 합동공연인 ‘바보와 공주’ 아역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무리한 훈련으로 ‘다시는 소리를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정년이(김태리)가 매란 국극단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안타까운 전개가 펼쳐졌다.
정년이를 몰아세운 일로 혜랑(김윤혜)이 단장 소복(라미란)에게 퇴출 통보를 받고, 영서(신예은)와 주란(우다비)은 상실감에 괴로워했다. 이 가운데 ‘바보와 공주’ 주연을 맡은 옥경(정은채)이 아편 스캔들에 휘말리며 공연이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 이에 옥경이 기자회견을 자처해 결백을 호소하며 스캔들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정작 옥경이 영서에게 ‘같이 국극단을 나가겠느냐’고 권유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가운데 ‘정년이’ 측이 10일 방송되는 10회 방송을 앞두고 소복이 사활을 걸고 준비하고 있는 여성국극동지회 합동공연 ‘바보와 공주’의 개막을 예고했다. 제작진이 공개한 ‘바보와 공주’ 공연 포스터에는 극의 주역으로 활약하는 온달 문옥경, 평강 서혜랑, 온달 아역 허영서, 평강 아역 홍주란의 모습을 1950년대 특유의 화려한 색채로 그려냈다.
‘매란의 왕자’ 옥경은 온달 역을 맡아 국극계의 황태자다운 포스와 자신감으로 무대를 압도할 예정이다. ‘매란의 공주’ 혜랑 역시 해사한 비주얼과 남다른 아우라로 무대를 채울 전망이다. ‘바보와 온달’을 통해 옥경과 혜랑의 후계자로 주목받을 영서와 주란의 존재감 또한 반짝거린다.
여성국극계를 빛낸 스타들과 떠오르는 스타들이 만난 ‘바보와 공주’ 공연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쏠리는 건 앞서 ‘정년이’가 ‘춘향전’과 ‘자명고’ 무대를 훌륭하게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방송한 3회의 ‘춘향전’과 같은 달 27일 방영된 6회 ‘자명고’가 극중극 형식으로 펼쳐졌는데, 배우들의 소리와 춤, 연기, 의상, 무대 등 화려한 볼거리가 단연 시선을 끌었다. 제작진은 ‘춘향전’에 전체 분량의 3분의1인 20여분을, ‘자명고’에도 15분을 할애하며 시청자들을 국극의 세계로 인도했다.
1950년대 성행했던 민족음악극의 한 장르로 인정받아온 여성 국극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모든 배역을 여성들이 맡아 소리뿐 아니라 춤과 연기까지 선보였던 종합공연예술 장르로, ‘정년이’는 완성도 높은 국극 공연을 통해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몰입하게 했고, 다소 생소한 장르인 국극에 관심 또한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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