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를 사사건건 괴롭히는 일에만 몰두하는 줄 알았더니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든 반전의 소리 실력을 갖췄다. 오디션 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소리를 시작한 초록이의 모습이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가 전반부를 지나는 동안 한 번도 소리와 연기 등 국극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만큼 입을 열자마자 드러나는 탁월한 실력에 시선이 집중된다. tvN 금토드라마 ‘정년이’에서 미워할 수 없는 연구생 초록이의 이야기다.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인물들도 차츰 주목받고 있다. 그 대열에서 단연 주목받는 인물은 처음부터 정년이를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괴롭힌 초록이다. 국극단들의 합동 공연이 예정된 가운데 주인공의 아역을 뽑는 대규모 오디션이 진행되고, 초록이는 그동안 미워했던 정년이에게 파트너를 제안한다. 여러 사정 속에 손을 잡은 둘은 혹독한 연습을 거치면서 함께 성장한다.
타이틀롤 윤정년 역의 김태리와 그의 라이벌 허영서를 연기하는 신예은은 드라마 방송 초반부터 탁월한 소리 실력을 쉼 없이 과시해왔다. 드라마 촬영을 준비하면서 3년여의 시간을 쏟아부어 소리 연습에 몰두한 사실까지 널리 알려지면서 시선은 이들에게 집중됐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주인공들뿐 아니라 국극단의 연구생 홍주란 역의 우다비가 깜짝 놀랄 실력을 드러냈고, 이번에는 그 바통을 승희가 받는다.
초록이와 정년이가 어우러진 국극 온달과 공주의 연습 장면은 절절한 사랑을 확인하는 두 주인공의 극적인 감정이 표출됐다. 그 과정에서 초록이 역의 승희가 처음 소리를 시작했고, 뜻밖의 실력으로 시청자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풍성한 성량과 깊은 감정을 쏟아내는 기교로 눈길을 끌었다. 오랜 기간 그룹 오마이걸의 메인 보컬로 활약하면서 가창력을 인정받았고 동시에 다양한 무대를 섭렵한 덕분에 가능한 실력이다.
지난 2015년 데뷔한 오마이걸은 ‘살짝설렜어’ 등 히트곡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사랑받은 그룹이다. 미미, 효정 등 멤버들이 주로 예능 프로그램에 집중해 활약하는 데 비해 승희는 연기 활동에 주력했다. 그 첫 무대는 지난해 방송한 KBS 2TV ‘오아시스’. 1980년대를 배경으로 꿈을 향해 돌진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에서 승희는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대중가요의 작곡가가 되고 싶어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인물 함양자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정년이’는 두 번째 드라마 출연이지만 아이돌 그룹의 멤버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은 방송 초반부터 유독 두각을 나타낸 개성 넘치는 초록이에 관심을 쏟았다. 당대 국극의 스타 문옥경(정은채)에게 운 좋게 발탁돼 국극단에 무혈입성한 일종의 ‘낙하산’으로 정년이를 바라보면서 괴롭힌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년이와 티격태격하면서 쌓아가는 우정, 위기에 처한 정년이를 은근히 걱정하는 등 순수한 모습을 보인다. ‘정년이’를 넘어 또 다른 작품에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다진 활약이다.
‘정년이’는 앞으로 4회 분량의 이야기를 남겨두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일 방송에서 시청률 12.8%(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한 드라마는 향후 최고의 국극 스타가 되는 정년이와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정년이와 초록이가 도전한 오디션의 결과는 오는 9일 방송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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