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4시 44분 주민들과 방문객이 잇따라 실종되는 사건을 소재 삼은 편당 4분 44초 분량의에피소드 8편을 엮은 옴니버스 영화. 지난 1일 롯데시네마가 단독 개봉해 전국 278개 스크린에서 이틀 만에 1만6000여 관객을 모은 ‘4분 44초’(감독 박종균·제작 영화사 궁)이다. 상영시간 역시 44분이다.
일명 ‘숏폼 무비’ 또는 간단한 스낵을 먹듯 즐긴다는 의미의 ‘스낵 무비’로 불리는, 이처럼 짧은 분량의 영화가 속속 등장해 일정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손석구가 주연한 ‘밤낚시’(연출 문병곤)도 13분 분량의 이야기로 관객과 만났다. 손석구의 제작사 스태넘과 현대자동차가 손잡고 만든 영화는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 스릴러 장르물이다. CGV 단독 개봉임에도 누적 4만6000여 관객을 동원하며 기염을 토한 영화는 캐나다 판타지아국제영화제에서 ‘최고 편집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뒤이어 지난 25일에는 CGV가 또 한편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8분짜리 단편애니메이션 ‘집이 없어-악연의 시작’이다. ‘2주 상영’을 내세운 영화는 와난 작가의 웹툰 ‘집이 없어’를 원작으로, 집을 버리고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로 가고자 하는 아이와 집이 없어 텐트에서 생활하는 문제아의 첫 만남을 그렸다. CGV는 이를 ‘원작 시리즈 애니메이션의 1화’라고 소개하고 있어 이후 또 다른 신작을 선보일 것을 예고하고 있다.
사실 이 같은 짧은 분량의 영화는 극장의 마케팅 차원에서 효과를 노리는 측면이 강해 보인다. ‘숏폼’ 콘텐츠에 낯익은 젊은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4분 44초’ 4000원, ‘밤낚시’와 ‘집이 없어-악연의 시작’ 각 1000원 등 저렴한 관람료를 내세워 더 많은 관객에게 소구한다는 전략을 드러낸다. 특히 ‘4분 44초’는 영화 분량과 제목에 맞춰 ‘가격 정책’을 세운 흔적이 뚜렷하다. ‘밤낚시’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제작에 참여해 자사 전기자동차를 내세워 마치 긴 스토리텔링 광고를 보여주는 듯한 분위기로 자사 브랜드 마케팅 성과를 가져다주기도 했다.
CGV 측은 앞서 ‘밤낚시’ 관객의 20%가량이 다른 영화를 함께 관람한 것으로 추산했다. ‘집이 없어-악연의 시작’도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평일 오후 7시에 상영, 다른 영화로 유인하기 위한 시도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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