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협업한 ‘아파트'(APT.)가 중독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42년 전 곡인 윤수일의 ‘아파트’ 또한 덩달아 주목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파트’는 오는 12월6일 발매되는 로제의 첫 솔로 정규 앨범 ‘로지'(rosie)의 선공개 곡이다. 로제가 블랙핑크가 아닌 솔로로 첫 발을 뗀 곡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유행했던 술자리 게임 중 하나인 ‘아파트’를 차용한 이 곡은 ‘아파트먼트'(Apartment)라는 영어 표현이 아닌 ‘아파트’라는 한국식 발음을 그대로 살리며 재미를 더했다. 각종 SNS 등을 통해 노래와 함께 아파트 게임도 퍼지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8일 발매와 동시에 국내 음원 사이트 차트 1위를 석권한 ‘아파트’는 전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미국 차트와 글로벌 톱 송 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발매 7일 만에 스포티파이 1억 스트리밍을 기록했는데,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에 따르면 이는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최단 기록이자 K팝 가수로는 두 번째 기록”에 해당한다.
장난기 넘치는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뮤직비디오는 5일 만에 1억회를 돌파했고, 27일 오후 현재 1억6000만회도 넘겼다.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4위로 처음 진입하기도 했다. 이는 K팝 여성 가수가 기록한 사상 최고 순위다. 이 같은 인기에 따라 ‘아파트’는 다음 주 공개 예정인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역시 상위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의 인기와 함께 1982년 윤수일이 작사, 작곡하고 노래한 대중가요인 ‘아파트’도 인기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라고 시작하는 이 곡은 1980년대를 강타했고, 수십 년 동안 노래방 애창곡 리스트에 오르고 스포츠 경기 응원가로도 자주 불렸다. 엄태화 감독이 연출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년)에서 이병헌이 부르는 등 국민가요로 오랫동안 사랑받았으나 ‘아파트’가 흥행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현재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일간차트에서 951위를 기록 중이다. 이 곡이 멜론 차트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유튜브에서는 두 곡을 리믹스 한 버전이 올라오는가 하면 윤수일의 ‘아파트’ 무대 영상 등을 보고 누리꾼들은 “로제 ‘아파트’ 듣다가 근본의 ‘아파트’ 들으러 왔다” “42년 만에 재건축 들어간다” “신축도 신축이지만 구축의 매력이 있지” 등 재치 있는 반응을 내놨다.
윤수일은 23일 MBC 라디오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를 통해 자신의 곡이 재조명 받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음악을 들어보니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이디어가 정말 번뜩인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아파트라는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전 세계적으로 활동을 하는 것을 아주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제의 ‘아파트’도 경쾌하고 중독성 있지만 내 노래도 당시 10년 동안 노래방에서 (애창곡 순위)1위를 놓친 적 없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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