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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고”를 향한 열망을 버린 심은경에게 찾아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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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이 오는 23일 개봉하는 ‘더 킬러스’로 2018년 개봉한 ‘궁합’ 이후 6년 만에 한국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제공=스튜디오 빌

“어렸을 땐 ‘난 최고가 되겠어’라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저를 옭아맸죠. ‘최고가 될 수 없는 건가’라는 생각 때문에 헤맸고, 벅찼어요. 그래서 떨쳐버리려고 했습니다.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고요. 이 직업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죠.”

배우 심은경이 배우로서 겪은 진통을 이같이 고백했다. 영화 ‘더 킬러스'(감독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제작 스튜디오 빌) 개봉을 앞두고 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심은경은 20대 후반부터 “내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 헤맸다”면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과 이어진다”고 했다. 그런 과정에서 “작년에 ‘더 킬러스’가 저에게 찾아왔고, 제 안의 저를 깨뜨려주고 또다시 나아갈 힘을 줬다.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더 킬러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살인자들’을 네 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4편을 엮은 옴니버스 형식의 앤솔로지(일정한 주제로 펼치는 연작) 영화다. 심은경은 김종관 감독의 ‘변신’을 시작으로 노덕 감독의 ‘업자들’, 장항준 감독의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 이명세 감독의 ‘무성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활약한다.

최근 심은경의 활동은 일본에 집중됐다. 2019년 개봉한 일본영화 ‘신문기자’를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후 ‘블루 아워’ ‘동백정원’과 드라마 ‘7인의 비서’ ‘군청 영역’ 등에 출연했다. ‘더 킬러스’는 2018년 ‘궁합’ 이후 6년 만에 국내 관객과 만나는 작품이라 반갑다.

“2022년도에 영 ‘별빛이 내린다’ 등 한국 활동도 했어요.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작게 출연한 작품도 있었고요. 그중에서 ‘더 킬러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개봉을 하게 됐어요. 감회가 새롭고 기쁜 마음뿐입니다.”

‘더 킬러스’의 첫 번째 단편 ‘변신’에서 바텐더를 연기한 심은경의 모습. 사진제공=스튜디오 빌

● 심은경에게 ‘더 킬러스’는 “도끼”

심은경은 처음에는 ‘무성영화’의 출연만 제안을 받았다. 그는 “중학교 때 이명세 감독님의 ‘M’을 접했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도 너무 좋아한다. 평소 존경하는 감독님이라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제가 작품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한두 분씩 제의를 줬다. 아마 감독님들끼리 작품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다가 저를 캐스팅한 게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극장 버전은 4편이지만 향후 VOD 및 OTT 플랫폼에서는 윤유경 감독의 ‘언 땅에 사과나무 심기’와 조성환 감독의 ‘인져리 타임’까지 총 6편이 공개된다. 심은경은 이들 6편에 모두 출연했다. “신이 났다”고 당시를 돌이킨 심은경은 “주인공이 아니라 각양각색 역할로 등장하는 점에 구미가 당겼다. 장항준 감독의 작품에는 패션지 모델로만 나와요. 예전부터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현장이었다”고 떠올렸다.

‘변신’에서는 뱀파이어 역할이다. 심은경이 “욕심을 많이 낸 캐릭터였다”고 돌이켰다. ‘업자들’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살려 달라고 빌다가, 겁을 내다가, 광기 어린 모습을 보여주는 도전”의 작품으로 허술한 살인 청부업자에게 납치된 엉뚱한 타깃을 연기한다.

사진으로만 등장하는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도 있다. “제가 나오지 않는 게 영화의 반전”이라며 “장항준 감독님이 몇 수 앞을 내다본 것 같다”고 했다. ‘무성영화’는 “연기를 대하고 역할을 해석하는 방식의 틀을 깨버린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이명세 감독님과는 리허설 때부터 맞춰 나갔어요. 감독님은 이미지의 구현을 많이 신경 썼는데, 그러려면 저의 생각은 잠시 접어둬야 했죠. 철저하게 감독님이 원하고 입히고 싶어 하는 것에 동화 됐고, 그걸 제 것으로 체화했어요. 굉장히 신선했고, 영화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배울 수 있었죠.”

심은경은 ‘더 킬러스’의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을 인용해 “이 작품이 그런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저에게 ‘더 킬러스’는 제 안의 얼어붙은 걸 깨버린 도끼가 됐다”면서 “새로웠고,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원작 소설은 여백이 많이 느껴져요. 독자가 채워가는 이야기로 봤는데 ‘더 킬러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이 도끼가 돼 (관객이)더 많은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창을 얻어 갔으면 해요. 개봉 후 다양한 이야기와 의견이 오갔으면 좋겠어요.”

심은경. 사진제공=스튜디오 빌

● 심은경에게 일본 아카데미상은 “다짐의 계기”

영화 ‘써니'(2011년)를 시작으로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와 타이틀롤인 ‘수상한 그녀'(2014년) 등 한동안 심은경의 이름 앞에는 ‘최연소 흥행 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다가 2020년 일본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한 영화 ‘신문기자’를 통해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배우 ‘최초’의 수식어도 얻었다.

이는 2017년 일본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캐스팅된 첫 번째 작품으로 이룬 성과였다.

“일본에서 처음 활동할 때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을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어요. 한국과 다른 일본 현장을 경험하면서 천천히 저에게 맞는 색깔을 찾아가 보자고 생각했죠. 조급한 건 전혀 없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좋은 작품이 들어왔고, 예상치 못한 상까지 받게 됐죠.”

심은경은 상을 받았던 당시를 회상하며 “기뻤지만 제가 받아도 되는 건지 당황했다”면서 “모든 것들이 너무 빠르게 다가왔다. 그래서 더 겸손해지려고 했다”고 밝혔다.

“제가 일본에서 활동하고, 상을 받을 줄 정말 몰랐다”는 그는 “항상 배우는 자세로 고개도 숙이고 겸하하게 이 업을 대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하게 된 계기였다”고 일본 아카데미상의 의미를 짚었다.

심은경은 현재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나 언어”라면서 “평생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다. 번역 대본과 일본어 대본을 계속 반복해서 읽으면서 일본어를 통째로 외우고 있다”고 했다. 그 과정서 “어렸을 때 대본이 헤져서 찢어질 만큼 읽고 또 읽고 반복했던 순간이 떠올렸다. (연차가 쌓이면서)잊고 있었던 습관을 되찾았다”고 이야기했다.

포털사이트에 ‘근황’이라는 단어가 자동으로 붙을 정도로 한국에서는 활동이 뜸했던 심은경은 ‘더 킬러스’를 시작으로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 등 촬영을 마친 영화들을 하나, 둘씩 공개한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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