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20·본명 하니 팜)의 발언을 케이팝 산업의 엄격한 아티스트 관리 문제와 연결해 바라보며 향후 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다소 엇갈리는 해외 시선이 나와 눈길을 꾼다.
세계적인 대중음악 전문지 빌보드와 미국의 유력신문 뉴욕타임스의 16일 보도로, 하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신에 대한 ‘따돌림’ 의혹 및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밝힌 발언에 주목했다. 하지만 두 매체의 시선은 조금 결이 달랐다.
앞서 하니는 지난 9월11일 뉴진스 멤버들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가운데 소속사 어도어의 모기업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소속 그룹의 한 매니저에게 인사했지만 무시당했다는 폭로성 주장을 내놓으며 파장을 일으켰다. 15일 하니가 국회에 출석한 배경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하니는 이날 국회에서 “여기에 나오지 않으면 (괴롬힘이)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것 같았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 선배든 후배든 동기든 연습생들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소속사 어도어의 모기업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소속 그룹의 한 매니저에게 인사했지만 “그가 제 눈과 마주치고 따라오는 멤버들에게 ‘못 본 척해’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비슷한 일을 여러 번 겪었다고도 했다.
이어 “제가 이런 일을 겪으면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법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면서 “그래도 인간으로 서로를 존중하면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경험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린 하니의 발언에 대해 빌보드는 “케이팝 업계에서 보기 드문 감정적 솔직함의 순간”이라면서 “케이팝 산업이 아티스트, 기업, 미디어 사이에서 엄격한 통제되고 고도의 압박으로 악명이 높은 가운데 하니의 이번 직접적인 증언은 스포트라이트 너머에 있는 아티스트의 일상 경험에 대한 독특한 통찰”이라고 썼다.
“(따돌림과 괴롭힘 등에 대한)책임을 둘러싼 더 열린 대화에 대한 희망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의 시각은 조금 달랐다.
신문은 “엄격하게 통제되는 케이팝 산업 안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가장 핫한 스타가 국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발언한다고 했을 때 기대가 컸다”고 썼다. “그가 별다른 폭로를 하지 않았다”는 부제를 내건 기사는 하니의 발언을 소개하며 “그는 몇 주 전 이미 공개적으로 자세히 설명한 사건에 대해서만 길게 말했다”면서 건조한 시선을 드러냈다.
신문은 “케이팝 산업은 오랫동안 체계적이고 때로는 극단적인 훈련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불공정한 계약에 따라 강제로 일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 매체는 그러나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노동 조건”과 “많은 연예인들이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현실을 언급하고 국회가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노동 조건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의 관련 시정 노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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