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의 거장들이 잇따라 한국 관객을 만난다.
최근 세계영화사에서 ‘거장’이라는 영예를 얻은 감독들의 작품이 새롭게 개봉하는 가운데 일본영화를 대표하는 두 감독의 작품도 대열에 합류한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가 10월 재개봉한다. 또 오스 야스지로 감독은 ‘동경의 황혼’을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다.
‘우나기’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1997년 작품. 오는 10월2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의 134분 분량 감독판을 선보인다. 1983년 ‘나라야마 부시코’로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두 번째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영화는 평범한 회사원이 외도한 아내를 살해한 뒤 자수하고 8년 만에 가석방돼 살아가는 일상과 한 여자와 만나 연결해가는 새로운 인연을 그렸다. 일본의 ‘국민배우’로 불리는 야쿠쇼 코지 그리고 시미즈 미사가 연기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용서와 희망의 의미를 담아냈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은 오시마 나기사 감독과 함께 일본 뉴웨이브 시네마의 선두주자로 주목 받았다. 전후 일본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비주류 인생들의 삶을 주로 그렸다.
그는 초기 대표작인 1979년 작품 ‘복수는 나의 것’도 11월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오스 야스지로 감독은 오는 10월9일 ‘동경 이야기’와 ‘동경의 황혼’으로 나란히 관객을 만난다.
‘동경 이야기’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물론 전후 일본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오랜만에 자식들을 찾아가는 노부부를 중심으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라쇼몽’과 ‘7인의 사무라이’의 구로사와 아키라, ‘오하루의 일생’과 ‘우게쓰이야기’의 미조구치 겐조와 함께 일본영화의 상징처럼 불린다. 일명 ‘다다미 쇼트’라는, 소시민과 그 가족의 일상을 세밀하게 담아내며 삶의 애환을 주로 그려냈다. 1953년작인 ‘동경 이야기’가 그 상징의 무대이며,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이 꼽은 ‘역대 최고 영화’ 가운데 한 작품으로 꼽혔다.
1957년 작품 ‘동경의 황혼’은 오스 야스지로 감독의 마지막 흑백영화이다.
영화는 아내이자 엄마가 집을 나간 뒤 각자의 상처를 지닌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그의 두 딸이 겪는 우울하고 외로운 일상, 하지만 여전히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려는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작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쓸쓸한 겨울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래도 작품이 그려낸 주된 정서는 감독의 연출세계를 관통하는, 가족에 관한 메시지를 담아낸 또 다른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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