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재희(배역)처럼 놀지 못했을까요.”
김고은이 자신이 연기한 배역을 부러워하며 이같은 말로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김고은은 2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제작 쇼박스) 시사회에서 “재희가 동갑인 데다가 재희의 대학교 1학년 때 휴대폰 보면서 그때 썼던 휴대폰이 생각나서 추억들이 떠올랐다”며 “재희처럼 왜 못 놀았을까 싶기도 하면서 연기하면서 대리만족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고은이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연기한 재희는, 사랑은 물론 인생에 대해서도 눈치 보고 머리 굴리기보다는 마음 가는 대로 거침없이 돌진하는 인물이다. 클럽을 제집같이 드나들며 음주와 가무를 화끈하게 즐기는 재희를 매력적으로 표현해낸 김고은의 모습을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김고은은 “재희가 어떻게 보면 사람들에게 오해와 미움을 많이 사는 인물”이라며 “재희의 그런 모습이 1차원적으로 보이지 않게 그 이면의 것이 와닿을 수 있게끔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는 말로 배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흥미로운 것은, 김고은이 ‘파묘’에 이어서 ‘대도시의 사랑법’에서도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나온다는 사실이다. ‘파묘’에서는 컨버스를 신고 굿을 하는 무속인을 연기, 무속인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깨며 주목을 받았다. 그의 전작인 ‘파묘’가 1000만 흥행을 달성한 작품이다 보니, 그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컨버스가 눈길을 끈 것이다.
김고은은 “그 생각은 못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렇게 됐다”고 말하며 웃은 뒤 “이 영화가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터라 개봉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데 흥행까지 되면 너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대도시의 사랑법’은 지난 15일 폐막한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았다. 김고은이 직접 참석했다. 그의 파격적인 쇼트커트머리도 화제였지만 공식 상영 이후 작품에 대한 호평이 쏟아져 작품이 주목을 받았다.
김고은은 “1200명과 함께 영화를 봤는데 그렇게 많은 관객과 영화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매 장면마다 콘서트를 보듯이 반응해줘서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는 재희(김고은)와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흥수(노상현)가 동거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이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오는 10월1일 개봉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