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수상한 손님 성아가 깊은 숲속에 자리한 펜션을 차지하려고 한다. 이에 맞선 펜션의 주인 영하는 성아에게 의심을 품기 시작하고, 아무도 없는 깊은 숲속에서 두 사람의 피 튀기는 대립이 시작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극본 손호영·연출 모완일)는 현재와 과거,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른 장소의 두 인물이 낯선 손님을 맞이하면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배우 김윤석이 현재 깊은 숲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영하 역으로, 배우 윤계상은 2001년 한적한 호수 옆에서 전망 좋은 모텔을 운영하는 사장 상준 역으로 나란히 극을 이끈다.
지난 23일 공개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로 현재와 과거의 사건을 교차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김윤석과 윤계상을 중심으로 이정은, 박지환, 류현경, 하윤경, 찬열 등 배우들이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수상한 손님 성아 역을 소화한 고민시의 눈부신 분투가 단연 시선을 붙잡는다.
고민시가 연기한 성아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영하의 펜션을 찾아온다. 하루 뒤에 조용히 펜션을 떠나지만, 전날까지 신나게 물놀이를 했던 아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몇 개월 뒤 다시 펜션을 찾아온 성아는 어딘지 모르게 달라진 얼굴로 영하에게 불안함을 안기고, 서서히 펜션을 점령해 나간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성아는 영하와 그의 딸 의선(노윤서), 자신을 의심하는 파출소장 보민(이정은)과 얽히면서 긴장을 형성한다. 의심스러운 성아와 마주하는 인물들은 점차 성아의 광기를 목도하기 시작한다. 고민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팽팽한 김장감은 드라마의 최대 미덕이다.
제작진이 공개한 드라마 속 성아의 모습에서도 이 같은 설정이 눈에 띈다.
좁은 식탁에서 성아와 마주 앉은 영하와 의선, 그리고 어린 아들의 긴장한 눈빛이 그녀의 광기를 드러낸다. 또한 자신을 붙잡은 보민을 바라보면서 발악하는 성아의 모습에서 고민시의 낯선 얼굴도 확인할 수 있다.
고민시는 극단적인 자기애와 극도의 피해의식이 뒤섞인 인물 성아를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를 43kg까지 감량하고 촬영에 임했다.
연출을 맡은 모완일 PD는 그런 고민시에게 “기존의 이미지를 깨부수고 싶다”고 말했다. 전혀 다른 모습을 원한 연출자의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고민시는 “함께 연기하는 선배들에게 민폐가 되고 싶지 않아 전체 대본 리딩을 앞두고 이틀 동안 밤을 샜다”고 밝혔다. 완벽하게 캐릭터를 익히고 대본을 소화하기 위해 연습을 거듭한 과정이었다.
영하와 그의 펜션에 집착하는 성아를 고민시는 어떻게 이해했을까. 드라마는 성아에 대해 시원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해석의 여지를 시청자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긴다.
이와 관련해 고민시는 “드라마가 남겨진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라며 “살인마가 납득이 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섬세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결핍이 강해서 자기 연민과 충돌성이 있는 인물로 이해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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