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가의 베스트셀러 연작소설이 영화와 드라마로 각각 각색돼 나란히 선보인다.
박상영 작가가 2019년 내놓은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동명의 제목을 내세운 영화와 드라마가 오는 10월 각각 공개될 예정이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제작 쇼박스)은 오는 10월2일 개봉한다.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오는 10월21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이다.
소설을 비롯해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가 활발히 제작되는 상황이지만, 각기 다른 제작사가 똑같은 원작 소설을 각각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 공개한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작품이 공개되는 시기 역시 공교롭게 맞물렸지만 양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의 사랑과 이별을 경쾌하고, 깊이 있게 그려낸 퀴어 문학으로, 북미를 포함해 15개국에서 번역 출간돼 2022년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과 2023년 더블린 문학상에 후보로 올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모두 4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연작소설이기도 하다. 연작소설은 인물과 배경을 비롯해 각 단편의 요소가 다른 단편과 이어지는 단편소설집을 일컫는다. ‘재희’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등 4편으로 이어지는 소설은 주인공인 30대 초반의 작가 영이 좌충우돌하며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기본 설정 삼고 있다.
배우 김고은과 노상현이 주연을 맡아 10월2일 개봉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은 소설집의 첫 번째 단편인 ‘재희’ 편의 판권을 구입해 제작한 작품이다.
영화는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남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태생적 비밀을 숨기는 법에 통달한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겪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다. 원작 주인공의 이름이 영에서 흥수로 바뀌었다.
영화는 개봉에 앞서 오는 9월 열리는 토론토 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영화제 측은 “사회 규범의 흐름 속에서 개인과 그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면서 “감정적인 공감대와 젊음, 정체성, 그리고 사랑의 복잡한 탐험을 매혹적인 시각과 함께 신선하고, 감동적으로 담아냈다”고 밝혔다.
남윤수가 주연해 10월21일 공개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대도시의 사랑법'(극본 박상영·연출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은 영화와 달리 4편의 원작 판권을 모두 구매해 드라마화했다.
드라마는 작가 고영(남윤수)의 로맨스를 코미디와 정통 멜로, 로맨틱 코미디 등으로 담아낼 전망이다. 특히 원작을 집필한 박상영 작가가 직접 극본을 맡아 각본가로 데뷔해 기대를 모은다.
연출은 에피소드별로 연출자를 달리한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과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결혼전야’의 홍지영 감독이 참여한다. 여기에 ‘차세대 유망주’로 꼽히는 손태겸 감독과 김세인 감독도 함께한다. 총 8부작인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네 명의 감독은 한 편의 에피소드를 두 편에 걸쳐 연출한다.
관계자는 “제목이 같아 영화와 드라마 내용과 관련한 혼선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여러 포맷으로 제작될 만큼 뛰어난 원작으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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