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연인’ VS 미국의 ‘길 위의 연인들’…시련 속에 꽃피운 사랑
엄혹한 시기에 꽃피운 사랑은 이들을 가시밭길로 인도하지만, 이들은 그 길이라도 함께 걷는다. 그리고 그 사랑은 더욱 굳건해진다.
나라도, 역사적 배경도 다르지만 혼란한 시대도 막지 못한 두 편의 절절한 러브스토리가 주목받고 있다. 묵직한 정통 멜로를 쉽게 찾기 어려운 시점이라 더욱 반갑다.
현재 방송 중인 MBC 금토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연출 김성용)과 OTT 플랫폼 티빙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통해 공개 중인 오리지널 시리즈 ‘길 위의 연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 병자호란 배경…시대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연인’
‘연인’은 17세기 조선 인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청나라가 침입해 벌어진 병자호란 한복판에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이장현(남궁민)과 유길채(안은진)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다.
병자호란을 겪으며 백성들은 짓밟혔다. 전쟁에서 패배한 결과는 더욱 참혹했다. 백성들은 청나라의 노예로 끌려가 처참한 생활을 해야만 했다. 청나라에서 조선에 돌아온 여인들은 ‘환향녀’라고 비난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연인’은 바로 그 시대를 관통한다.
평화롭던 능군리 마을에서 풋풋한 사랑에 빠져가던 이장현과 유길채는 병자호란 발발로 고난을 겪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이들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이장현은 청나라 심양에서 역관 일을 하며 조선 포로를 고국으로 돌려보내던 중 심양에 강제로 납치돼 끌려온 유길채와 재회한다.
이장현은 자신을 마음에 둔 질투 많은 각화(이청아)에 의해 죽을 뻔한 위기 속에서도 유길채를 구하지만, 각화의 집착 때문에 결국 유길채를 밀어낼 수밖에 없다.
조선에 돌아온 유길채는 그 사이 다른 여자를 임신시킨 것도 모조라 정절을 지켰느냐고 묻는 남편 구원무(지승현)에게 이혼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장현과 유길채가 돌고 돌아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응원을 얻고 있다.
지난달 13일 파트2를 시작한 ‘연인’은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6회는 12.0%(닐슨코리아·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연장 방송까지 논의 중이다. 당초 계획한 20회에서 방송 분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소수자 배척당하던 시기…격랑의 40년 보낸 ‘길 위의 연인들’
지난달 28일 티빙을 통해 공개된 ‘길 위의 연인들’은 두 남자의 위험하면서도 파격적인 로맨스를 담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격동의 미국이 배경이다.
정치적 야망으로 가득찬 정치 공작원 호킨스 퓰러(맷 보머)와 이상주의와 종교적 믿음이 넘치는 팀 러플린(조나단 베일리)의 끈질기면서도 애절한 이야기로, 두 남자의 뜨거운 사랑은 1950년대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대에서 출발해 1960년대 베트남 전쟁 시위, 1970년대 쾌락주의, 1980년대 에이즈의 위기 등 40년에 걸쳐 전개된다.
1950년대는 미국 사회의 혼돈기로, 공산주의자 색출 광풍인 ‘매카시즘’과 공직자 중 동성애자들을 차출하는 ‘라벤더 공포’로 소수자들이 배척당하던 시기였다.
육체적 관계를 맺는 사이였다가 이를 뛰어넘는 연인이 된 두 사람의 사랑은 역사의 폭풍우 속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된다. 무엇보다 주연배우 맷 보머와 조나단 베일리는 격정적이면서도 친밀한 베드신을 수차례로 소화하며 서로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감정을 표현했다.
1회 말미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1950년대 호킨스와 팀의 모습과 초조한 마음으로 팀을 기다리는 1980년대 호킨스의 모습이 엇갈리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이 같은 전개는 시리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길 위의 연인들’은 1일 기준 티빙이 공개한 ‘파라마운트+ 톱20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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