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 8000억원 기부에 얽힌 이야기
“영화가 없었다면 저우룬파도 없었다.”
‘홍콩 누아르’를 전 세계에 알리며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영원한 따거’ 저우룬파가 영화에 대해 이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5일 부산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이 열렸다.
저우룬파는 1976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약 1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영웅본색'(1986년) ‘가을날의 동화'(1987년) ‘첩혈쌍웅'(1989년) ‘와호장룡'(2000년) ‘황후화'(2006년) ‘원 모어 찬스'(2023년) 등의 대표작을 탄생시켰다.
영화는 저우룬파, 그 자체였다.
저우룬파는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영화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얘기했다.
“저는 홍콩의 작은 바닷마을에서 태어나 열 살 때 도시로 나갔다. 공부를 많이 못했기 때문에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영화는 한 번 촬영하면 그 인물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다름없다. 영화는 제게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세상을 가져다줬다.”
이날 저우룬파는 한국영화의 세계적 활약에 대해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국영화의 강점으로 “표현의 자유”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홍콩은 1997년 이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홍콩은 검열이 심해서 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홍콩 영화계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저우룬파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가는 곳마다 ‘따거’로 불리며 그의 인기가 진행형임을 증명했다.
이같은 반응에 대해 “한국사람처럼 생겨서 그런 거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며 “배우기는 하지만 이 자리를 벗어나면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며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 점을 롱런의 비결로 꼽았다.
● 8000억원 기부? “나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저우룬파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얼마 전 국내서도 크게 화제가 된 8000억여 원의 재산을 기부와 관련해 그는 “나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아내가 했다”고 장난스레 말하는가 하면, 지난 7월 불거진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서도 “(언론에서) 아프다고 한 게 아니라 죽었다고 했다.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이다. 신경쓰지 않는다”는 얘기로 웃음을 샀다.
저우룬파의 유쾌함은 삶에 대한 유연한 자세에서 나오는 듯했다. 배우이기 이전에 인생의 선배로서 “현재에 최선을 다하라”며 주옥 같은 말로 눈길을 끌었다.
나이듦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도 있는 법. 얼굴에 주름을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말하는가 하면, 살면서 후회되는 순간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또 매일 그 실수를 반복한다. 후회해도 소용 없다”며 아쉬웠던 순간은 없었다는 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저우룬파는 마라토너로서 인생 2막을 열어젖힌 근황도 전했다.
그는 “인생의 첫 번째 60년은 영화와 함께 지났고, 두 번째 60년은 마라톤에 집중하고 있다”며 “만약 신작 ‘원 모어 찬스’ 반응이 없으면 운동선수로 전향할 수 있다”며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그의 대표작 ‘영웅본색'(1986년) ‘와호장룡'(2000년)과 신작인 ‘원 모어 찬스’를 상영한다.
이날 저우룬파는 오픈 토크를 통해 한국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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