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관객에 멈춘 ‘치악산’, 이제 안방극장에서 본다
영화 ‘치악산’이 개봉 전부터 불거진 여러 논란이 무색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안방극장으로 향한다.
‘치악산'(제작 도호엔터테인먼트)이 4일부터 IPTV 및 디지털 VOD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9월13일 개봉해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3일까지 동원한 누적관객은 2만1016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불과하다.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사체가 발견된 치악산을 찾은 산악바이크 동아리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을 그린 영화다. 공포영화 흥행작 ‘곤지암’처럼 괴담을 소재로, 마치 실제 벌어진 일을 다룬 듯한 리얼리티를 강조한다.
● 혐오 포스터로 촉발된 논란, 결국 원주시와 갈등까지
하지만 ‘치악산’은 개봉을 앞두고 국립공원 치악산이 위치한 원주시 및 그 지역 단체들과 갈등을 빚었다.
논란의 시작은 연출자인 김선웅 감독이 토막 사체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화 포스터 시안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촉발됐다. 혐오스러운 범죄 현장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듯한 해당 포스터는 각종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그 자체로 충격과 공포를 안겼다.
심의도 받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유포된 포스터에 대해 비난이 일자 감독은 제작사를 통해 ‘영화제에 제출하려는 목적으로 제작한 포스터 시안’이라고 해명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을 유도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끌려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원주시는 영화에서 다룬 치악산 관련 괴담이 자칫 치악산의 이미지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고, 이후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는 영화를 처음 공개하는 시사회까지 찾아가 ‘상영 반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원주 지역의 항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원주시와 치악산에 위치한 구룡사 등이 영화 제작사를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영화는 예정대로 개봉했지만, 요란했던 논란이 무색하게 결국 2만명의 관객 동원에 그쳤다.
일부에서는 창작의 영역인 영화에 대해 지역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꺼냈지만, 노골적인 노이즈 마케팅으로 논란을 자초한 측면에서 비판의 시선은 계속됐다.
이제 ‘치악산’은 안방극장에서 제2의 평가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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