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피날레 리뷰] ‘초능력’보다 ‘사람’ 그 처연한 엔딩, 몰아치는 액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고, 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상처가 재생되는 초능력자. 얼핏 세련된 인상을 안기지만, 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평범한 이웃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 존재를 감추기 위해 조용히 살아가던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극본 강풀·연출 박인제)이 20일 오후 피날레인 18회~20회를 공개했다. ‘무빙’ 제작진은 최종회 공개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개최했다.
1회부터 17회까지 탄탄하게 드라마를 쌓아 올린 ‘무빙’은 마지막 3회 분량에서 마치 ‘한’이라도 풀듯이 학교 절반을 날려 버리는 과감하고 폭발적인 액션을 펼친다. 남한의 초능력자와 북한의 기력자(초능력자)들이 맞부딪히는 액션은 무자비하고 강렬하다. 가족을 지키고, 더 이상의 불가피한 희생을 막으려 하는 이들의 고군분투는 왠지 모를 처연함까지 안긴다.
● 남한 초능력자 VS 북한 기력자
북한군의 리더 김덕윤(박희순)은 부하들과 함께 정원고등학교로 침투해 잠재 기력자 파일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장주원(류승룡)과 권용득(박광재)의 육탄전이 벌어졌다. 재생 능력을 지닌 두 초능력자의 끝나지 않는 대결이 남은 3회에서 그려진다.
이미현(한효주)은 뛰어난 오감 능력을 발휘해 덕윤을 압박해간다. 미현은 아들 김봉석(이정하)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 괴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건 미현뿐만 아니라 주원도, 이재만(김성균)도 마찬가지다.
재만과 박찬일(조복래)은 힘과 힘의 대결이다. 아들 이강훈(김도훈)이 찬일에게 당하는 모습을 본 재만은 무아지경으로 그를 제압하는데, 마치 한국판 ‘헐크’를 보듯 위압적이다. 김성균이 “다 때려 부수니까 기대해달라“고 예고한 그대로다.
김두식(조인성)의 사연도 공개된다.
1994년 특수 임무를 위해 북한으로 갔던 두식이 북한군을 일망타진한다. 그의 존재 이후 북한 내에서도 기력자 찾기에 혈안이 올랐고, 덕윤은 인민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북한에서도 기력자들이 이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남한과 북한의 초능력자들 모두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존재들이었던 점은 이들의 마지막 선택에 힘을 싣는다.
● 정원고로 헤쳐 모여
초능력자들이 정원고등학교로 속속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봉석과 장희수(고윤정)의 뒤를 쫓는 정준화(양동근)의 존재를 눈치챈 전계도(차태현)는 다시 한번 곤경에 빠진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나선다. 체육관에서 준화와 대결을 펼친 봉석과 희수 또한 정원고등학교로 향한다. 아빠 두식처럼 하늘을 날게 된 봉석이 이번에는 미현을 지키기 위해 준화와 정면 승부를 벌인다.
북한 기력자들의 숨은 사연도 밝혀진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봉석과 희수를 쥐락펴락했던 준화와 주원을 제압한 용득이 최고 인민 전사로 거듭난 이유 그리고 덕윤이 정원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차 트렁크에 숨겨둔 압도적인 기력자 림재석(김중희)이 모습을 드러낸다.
박인제 감독은 앞서 이 캐릭터를 두고 “아주 작은 역할인데 웹툰에는 없는 드라마 오리지널 캐릭터라 애정이 간다”고 말한 바 있다. 극이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흐르는 데는 림재석의 역할이 크다.
● 시즌2 예고? 놓치면 안 되는 쿠키 영상
‘무빙’은 한때 ‘한국 철수설’이 불거질 정도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디즈니+가 국내서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 가운데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기록됐다. 실제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도 성과를 내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은 가족애가 밑바탕이 되는 ‘한국형 히어로’로 차별화를 이뤘고, 등장인물들에 대한 서사를 견고하게 쌓아갔다.
마지막 3회를 통해 궁금증을 모두 해소시켰지만, 미국에서 온 암살자 프랭크(류승범), 강풀 작가의 또 다른 웹툰 ‘타이밍’ 속 시간 능력자 김영탁, 정원고등학교로 전학 온 신혜원(심달기) 등 시즌2에 대한 ‘떡밥’은 남겨두었다.
원작 ‘무빙’의 세계관은 강풀 작가의 ‘브릿지’로 이어진다. 때문에 ‘무빙’ 시즌2 역시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브릿지’는 봉석, 희수, 강훈이 성인이 된 이후의 모습을 담았다.
김성균은 “구체적으로 얘기하진 않았지만, 강풀 작가가 ‘혹시 모르니까 몸 좀 만들고 있어라’라고 하더라.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건강 잘 챙기라고 했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무빙’은 끝났지만 한편으론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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