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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과’] 이혜영 “여성과 남성, 늙음과 젊음 떠나 한 인간으로 살아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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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봉하는 영화 '파과'에서 한때 전설적인 킬러였던 조각을 연기한 이혜영. 사진제공=NEW
30일 개봉하는 영화 ‘파과’에서 한때 전설적인 킬러였던 조각을 연기한 이혜영. 사진제공=NEW

“베를린(국제영화제) 때의 기세등등은 사라지고,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니 긴장되고 초조하고 불안하네요.”

개봉을 하루 앞둔 영화 ‘파과'(제작 수필름)의 주연배우 이혜영이 웃으면서 한 말이다. ‘파과’는 지난 2월 열린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알아본 작품. 최근 언론배급 시사회에서도 ‘파과’는 60대 킬러를 주인공으로 한 매력적인 이야기와 이혜영의 액션 도전으로 박수를 받았다. 60대 여성 배우의 도전은 놀라움을 선사했고 이에 대한 관심과 호평이 보여주듯 이혜영의 인터뷰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이 자리했다. 이혜영이 얼떨떨한 반응을 보인 이유다. 

“쏟아지는 모든 것들이 칭찬 일색이어서 감사하고,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모인 인터뷰도 처음이에요. 세상이 달라진 건지 제가 스타가 된 건지 모르겠지만 살면서 이런 경험도 하는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 “조각이라는 인물과 민규동 감독에 끌려 선택”

‘파과’는 은퇴를 고민하는 늙은 킬러와 한창 떠오르는 젊은 킬러의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이다. 이혜영이 40년 넘게 ‘신성한 방역'(?)을 하면서 한때는 전설적 존재로 두려움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가 이제는 나이 들어 퇴물 취급받는 킬러 조각을 연기했다. 영화는 서서히 자신의 쓸모를 잃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나이 듦의 상실감과 고독감을 헤아리게 하는 작품이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젊고 건강한 주인공을 내세운 많은 액션 영화들과 차별화된 ‘파과’의 이야기와 메시지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히 ‘파과’는 조각처럼 1980년대 초 뮤지컬 배우로 연기를 시작해 40년 이상 연기의 한 우물을 판 이혜영의 주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소설의 존재를 뒤늦게 알았어요. (민규동) 감독님이 제안을 하면서 책을 보라고 해서 알게 됐죠. 처음에는 저와 어울릴 것 같지 않아서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조각이라는 이 인물이 가진 엄청난 힘이 궁금하더라고요. 그리고 민규동 감독님의 작품이라서 선택을 했어요.”

민규동 감독에 대한 이혜영의 호감이 출연을 결정하는데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혜영은 “뮤지컬 배우를 동경해 연기를 시작했다”고 밝힌 뒤 민 감독의 초창기 작품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미장센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뮤지컬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민규동 감독과의 작업은 호감과 또 다른 문제였다. 현장성, 즉흥성을 선호하는 홍상수 감독과 최근 다수의 작품을 작업한 이혜영은 “강철 콘티”로 표현하며 민규동 감독의 철두철미한 준비성과 디렉션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민 감독과 작업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고 덧붙였다.

'파과'로 '피도 눈물도 없이' 이후 20여년 만에 액션에 도전한 이혜영. 사진제공=NEW
‘파과’로 ‘피도 눈물도 없이’ 이후 20여년 만에 액션에 도전한 이혜영. 사진제공=NEW

●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저는 시나리오를 의지하기보다는 분위기만 파악하고 현장에 가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저와 감독님의 머릿속에 서로 다른 시나리오 갖고 있는 거죠. 처음에는 계속 부딪쳤어요.”

“어느 날 감독님이 ‘콘티 꼭 확인하고 나오시라. 100명에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할 거라 믿고 있는데 혼자서 다르면 작업을 할 수 없다. 선배님이 제가 정해준 프레임 안에서 인형처럼 연기하는 건 저도 싫다. 그 안에서 최선의 것을 찾아 달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때 깨달았죠. ‘파과’가 쓸모에 대해서 말하는 작품이잖아요. 내가 쓸모 있는 배우가 되려면 나도 민규동 감독의 이 프로세스 안에서 살아남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어요.”

‘파과’는 여성 액션 영화로 근래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자극과 재미를 준다. 아직 대중의 평가가 남았지만 일단 ‘파과’는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합격점을 받은 모양이다. 주연배우 이혜영의 만족감도 크다.

“저는 사실 한 게 없어요. 조각의 모습은 감독이 상상한 대로 표현한 거예요. 그런 방식이 처음이라 촬영하는 동안에는 내내 불안했어요. 나이도 있는데 다치기만 하니까 회복이 안 될까봐 배우로서 두려움과 고독감도 느꼈어요. 매일 같이 일지를 쓰면서 감독님에 대한 원망, 현장에서의 어려움 등등 나를 괴롭히는 10가지 넘는 상황들을 기록했어요. 그랬는데 베를린에 가서 영화를 보면서 첫 번째 든 생각이 ‘감독님에게 미안하다’였어요. 그리고 두 번째 든 생각은 ‘감독님은 다 생각이 있었구나’였죠.”(웃음)

● 마지막 촬영 마치고 셋이 엉엉 울어

이혜영은 ‘파과’를 촬영하면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크고 작은 부상들을 많이 당했다. 부상을 견뎌낸 이혜영의 투혼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일까.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민규동 감독과 상대 배역으로 호흡을 맞춘 김성철과 셋이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이혜영은 “끝났어? 왜? 아니야! 더 해야 해! 이런 감정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당시 감정을 돌아보며 이번 작품에 쏟은 열정과 애정을 짐작케 했다.

조각이 나이가 들어서까지 자신에게 남겨진 쓸모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듯이, 이혜영도 40년 넘게 배우로 살아오며 60대에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될 줄은 몰랐을 듯싶다. 여성 배우는 멜로 영화가 아니면 주인공이 되기 힘든 시절을 지나온 그이기에 ‘파과’가 어떻게 기억될지 궁금했다.

“내가 배우를 시작하던 시절에는 여자 배우는 남자 배우의 상대적 존재, 욕망의 대상으로만 그려지던 게 있었어요. 그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대단해진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여성과 남성, 늙음과 젊음, 이런 게 아니라 우리는 한 인간으로서 살아남아야 해요. 그게 ‘파과’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혜영이 주연한 '파과'는 소중한 존재를 지키려는 조각과 그들을 위협하는 투우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제공=NEW
이혜영이 주연한 ‘파과’는 소중한 존재를 지키려는 조각과 그들을 위협하는 투우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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