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상상해 보자. 당장 눈앞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상상이라는 가능성은 무한한 세계로 확장될 수 있다. 23일 개봉한 영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과 26일 개봉하는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이야기의 속도와 분위기는 상반되지만, 화합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 닮아있다. 두 영화의 주인공들은 개개인의 고유한 ‘빛’으로 상상했던 세계를 환하게 밝히려고 나선다.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은 인도 뭄바이의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는 프라바(카니니 쿠스루티)와 아누(디브야 프라바) 그리고 요리사 파르바티(차야 카담)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다. 세 여성은 마음속에 각자 해결되지 않은 고민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프라바는 독일로 일하러 떠난 남편과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고, 아누는 종교적 제약을 꺄고 무슬림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 파르바티는 거주 증명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20년 넘게 살던 집에서 쫓겨난다.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으로, 인도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사지 카룬 감독의 1994년 영화 ‘스와함’ 이후 인도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30년 만이다. 이 외에도 올해 아시아 필름 어워즈의 작품상, 런던 비평가협회상 외국어영화상, 전미 비평가 협회상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주인공 ‘프라바’는 말라얄람어(인도 케랄라 주의 공용어)로 ‘빛’이라는 뜻이다. 파얄 카파디아 감독은 “오래전부터 어딘가로 일하러 간 여성들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메라는 형형색색의 불빛이 감도는 화려한 도시의 전경과 함께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 고단한 인물들을 담아낸다. 실제로 뭄바이 출신인 감독의 시선으로 그려낸 풍경 안에는 삶의 찬란한 순간들이 담겨있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상상하는 모든 것이 네모난 현실이 되는 오버월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왕년의 게임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폐업 예정인 게임숍 주인 개릿(제이슨 모모아), 낯선 동네로 이사온 남매 헨리(세바스찬 한센), 나탈리(엠마 마이어스), 부동산 중개업자 던(다니엘 브룩스)은 우연히 발견한 큐브 조각의 빛을 따라가다 미지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이들은 오버월드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스티브(잭 블랙)을 만나게 된다.
2009년 출시된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원작이다. 누적 판매량 3억장, 월간 이용자 수 1억6000만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이다. 영화는 게임처럼 오직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흥미로운 세계를 다룬다.
영화는 북미에서 개봉해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5일(한국시간) 전 세계 영화 성적을 집계하는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5일 북미서 개봉한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고 현재 2위에 안착했다. 제작비 1억5000만 달러(2134억 원)으로 알려진 영화는 지금까지 북미에서만 3억5520만 달러(5087억 원)을, 전 세계에서 7억2920만 달러(1조440억 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제 한국 관객의 평가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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