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승부’로 승부수…”바이포엠 영화는 OTT보다 극장 소비가 목표”

맥스무비 조회수  

최근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바이포엠스튜디오의 한상일 영화·드라마 사업 부문 이사.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최근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바이포엠스튜디오의 한상일 영화·드라마 사업 부문 이사.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지난해 12월4일 영화 ‘소방관’이 개봉했다. 하지만 영화계 안팎에서는 흥행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주연배우 곽도원의 과거 음주운전 물의와 그로 인한 개봉 연기, 개봉 전날 밤 선포된 비상계엄과 그 여파 등 악재가 겹친 탓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영화는 보란 듯 385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동원하며 예상 밖 흥행 성과를 거뒀다. 지난 1월22일 선보인 ‘히트맨2’도 마찬가지였다. 전편 ‘히트맨'(240만명)보다 못하다는 평단과 언론의 평가에도 그보다 더 많은 254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소방관’은 영화 티켓 1장당 119원을 기부하는 ‘119원 기부 챌린지’로, ‘히트맨2’는 주연배우 권상우의 무대인사 중 ‘무릎 꿇은’ 모습으로 경쟁작들 사이에서 화제성을 선점하며 치고 나갔다.

이 같은 홍보마케팅 전략을 통해 성과를 거둔 투자배급사, 바이포엠스튜디오(바이포엠)이다.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을 위주로 사업을 펼쳐온 바이포엠이 최근 투자배급 작품을 잇따라 흥행시키면서 영화계 주목을 받고 있다. CJ ENM, 롯데컬처웍스, NEW,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굳건해 보였던 5대 대형 투자배급사들의 우월적 지위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승부’ 역시 바이포엠의 영화다. 주연배우 유아인의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이라는 악재를 안고 출발하는 작품이다. 만일 ‘승부’도 흥행한다면 바이포엠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다시 한번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바이포엠의 영화·드라마 사업 부문 한상일 이사을 만났다. 그는 2006년 영화 ‘도마뱀’ 제작 현장에서 영화 일을 시작한 2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영화사아침, 싸이더스FNH, 이스트드림시노펙스 등에서 제작과 투자 업무를 경험했고 2022년 3월부터 바이포엠에서 일하고 있다.

바이포엠스튜디에서 배급한 영화 '소방관‘(왼쪽)385만명, 영화 '히트맨2'는 254만명을 각각 동원했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바이포엠스튜디가 배급한 영화​‘소방관’(왼쪽)은 385만명, 영화 ‘히트맨2’는 254만명을 각각 동원했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 영화계에서 요즘 가장 ‘핫’한 회사 

▲’소방관’ ‘히트맨2’를 연이어 흥행시키며 최근 주목받고 있다. 비결이 뭘까.

“바이포엠은 처음부터 영화 투자와 배급을 했던 곳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투자배급사들처럼 (시스템이)잘 갖춰진 회사는 아니다. 인력도 충분하지 않고, 각자가 해야 할 몫이 다른 회사 인력들의 두세 배 이상이다. 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은 유귀선 대표와 내가 한다. 실무 담당 직원이 둘 있지만 나도 투입된다. 조직의 규모는 작지만 덕분에 의사결정 구조가 간결해 업무의 효율성이 높은 편이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영화 마케팅에서 중요한 건 작품에 약점이 있더라도 그것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원래 ‘소방관’의 ‘119원 기부 챌린지’는 개봉 이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개봉 전날 밤 시사회 이후 뒷풀이 도중 12·3 비상계엄 사태가 터졌다.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영화가 힘들어질 거라고 판단했다. ‘소방관’이 4일 개봉을 했는데 그날 새벽까지 회사 대표와 계엄 해제 상황을 지켜보고 챌린지를 오픈했다. 기부에 초점을 맞춰 기존에 영화를 알린 키워드인 ‘감사합니다’에서 ‘함께하자’로 방향을 수정했다. 모든 게 시간과의 싸움이다. 시간과 그에 알맞은 선제적, 즉각적 대응이 중요하다. 실무자가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내 의견과 결정을 믿어주는 대표의 신뢰가 있어 가능했다.”

소방관들의 투철한 직업정신과 숭고한 희생을 그린 ‘소방관’은 누적 관객 385만명을 동원하며 4억5800만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바이포엠은 이를 다음달 소방청에 전달할 계획이다. 기부금은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에 쓰인다.

#. 역바이럴, 리스크 전문…바이포엠을 둘러싼 오해

바이포엠은 지난 2017년 설립된 콘텐츠 기획사다. 초기에는 음원이나 뷰티 분야에 집중하면서 음악과 출판을 엮는 시도 등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바이포엠이 영화계에 알려진 건 2022년 ‘비상선언’ 역바이럴 의혹에 휘말리면서다. 제작비를 부분 투자한 영화의 경쟁작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는 의혹이다. 이를 제기한 영화평론가가 사법처리를 받으면서 바이포엠은 관련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는 눈길도 없지 않다.

▲일각에선 여전히 바이포엠의 ‘역바이럴’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회사가 커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비상선언’ 역바이럴 논란 때문인 것 같다. 바이포엠이 그 시기에 ‘비상선언’을 제외하고 경쟁작인 ‘외계+인’ 1부와 ‘한산: 용의 출현’ ‘헌트’까지 다른 모든 영화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생각한다. 우리와 한 번이라도 같이 일해본 회사나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대중은 냉정하다. 특정 영화의 흥행이 부진하다고 해서 우리 영화가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마찬가지로 역바이럴을 한다고 해서 우리 작품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부정적인 공격이 있더라도 정작 대중이 그것에 동의하거나 공감하지 않으면 그런 의견은 확산되지 않는다. ‘히트맨2’도 1점짜리 평점이 수두룩하다. 재미 없다는 지적도 많았는데 수긍할 수 있는 의견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일부의 의견을 전체 관객의 생각으로 일반화한다면 오히려 그런 게 대중을 기만하는 게 아닐까.”

▲’소방관’에 이어 곧 개봉하는 ‘승부’도 주연배우 리스크가 있다. 악재 있는 영화를 주로 한다는 시선도 있다. 

“나도 그런 말은 들어봤다(웃음).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제작 규모가 큰 영화들 가운데 리스크 없는 작품이 우리한테까지 오지는 않는다. 작품에 어려움이 있으니까 우리 같은 신생 회사에도 기회가 생기는 거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리스크를 오히려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였다. ‘소방관’은 리스크가 분명했지만 작품이 지닌 영화적 매력이 충분히 있었다. 같은 이유로 ‘승부’와 ‘바이러스’까지 배급하게 됐다.”

당초 ‘소방관’은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배급하려 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중단하면서 바이포엠이 ‘소방관’과 함께 ‘승부’와 ‘바이러스’를 넘겨받았다. 4월 개봉을 준비 중인 ‘바이러스’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배우 김윤석과 배두나가 주연했다. 

▲‘승부’이 배급과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

“3월은 계절이 바뀌고 학기가 시작하는 바쁜 시기여서 관객 유입이 떨어질 거라고 판단해 3월 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로 일찌감치 개봉일을 확정했다. 어찌 보면 ‘승부’가 ‘소방관’보다 더 어려운 작품이다. 이병헌이라는 티켓 파워 배우와 ‘보안관’ 김형주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치가 있지만 배우 리스크뿐 아니라 바둑이라는 소재 자체의 장벽이 높다. ‘어렵다’ ‘정적이다’ 같은 고정관념을 극복해내는 게 관건인데, 바둑을 전혀 몰라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영화다. 우선은 대중에게 호감 높은 이병헌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개봉 3주차까지 무대인사를 진행하면서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한다.”

일본 로맨스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바이포엠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처음 주목 받은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일본 로맨스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바이포엠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처음 주목 받은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 “개슬퍼” 한 마디로 충분…뭐가 더 필요해?

▲앞선 성공 사례들 덕분에 바이포엠과 일하고 싶어 하는 영화사나 사람(배우 포함)들이 많아졌다고 들었다.  

“맞다. 최근 그런 제안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어려운 영화들이다.(웃음) 제안이 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전적으로 우리한테 맡겨 달라는 요청이다. 영화 한 편에 감독, 배우, 제작사, 투자사, 홍보사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사실상 회사 내부가 아닌 외부 사람들과협업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 조건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물론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도 기존에 해오던 마케팅 방식이 있는데 이를 한순간에 바꾸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또 말하지만, 마케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다 설득시키려면 선제적으로 여러 반응에 즉각 대응하기가 어렵다.”

▲바이포엠은 1020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성과를 낸다.

“1020세대, 특히 10대는 작품의 주제나 의미를 분석하기보다는 직관적, 감성적으로 접근한다. 지난 2022년 11월 개봉한 일본영화 ‘오세이사'(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때 후기들을 살펴보니 그 중심에 ‘개슬퍼’라는 직관적인 평가 한 마디가 있었다. 이야기가 어떻다, 어떤 배우가 나온다 등 이야기가 필요 없이, ‘개슬퍼’ 한 마디로 모두 설명된다고 생각했다. 그 키워드에 집중해 쇼트 콘텐츠를 만들어 10대들이 관심 있고 즐겨 찾는 곳(SNS 등 온라인 플랫폼과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슬쩍 던져놨다. 10대들을 공략할 때에는 그들이 좋아하는 놀이문화와 섞일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오세이사’는 바이포엠이 영화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결정적 계기가 된 작품이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여주인공과 그를 사랑하는 남자의 순수한 첫사랑을 그린 영화로, 개봉 당시 1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일본 로맨스 영화로는 ‘러브레터’ 이후 20여년 만에 거둔 100만 관객 성과였다.

2023년 재개봉한 ‘여름날 우리’의 40만 관객 동원, 지난해 재개봉해 40만명을 모아 독립예술영화 외화 부문 1위를 기록한 ‘남은 인생 10년’도 모두 바이포엠이 배급한 작품이다.

▲영화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에 더 익숙할 1020세대가 극장을 찾는 이유가 뭘까.

“그들은 영화 관람료에 대한 장벽이 3040세대보다 낮을 수 있다. 3040세대는 관람료가 1만원 미만이던 시절부터 극장을 다녔으니까. 그리고 지금의 젊은 세대는 자기가 좋아하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소비한다. 그래서 3040세대보다 공략하기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 이들이 흐름을 만들면 3040세대들도 극장을 찾는다.”

#. “바이포엠 영화는 OTT행 지양” 

▲영화시장이 가장 힘든 시기에 영화 사업을 시작했다. 어떤 비전을 그리고 있나.

“바이포엠은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OSMU(원 소스 멀티 유스)를 추구하는 회사이다. 앞으로도 음원, 출판, 마케팅 등 여러 사업 부문의 협업, 그리고 해외시장 개척으로 영화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려고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관객이 느끼는 영화에 대한 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인가이다.”

▲영화계의 고민도 그렇다.

“영화가 좀 더 극장에서 소비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에서 넘겨받은 작품들을 다 공개하면 그 이후 배급작은 IPTV 등 TVOD(건별 주문형 비디오) 외에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서는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다. 처음 개봉 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면 꾸준히 재개봉해 관객과 영화, 극장의 접점을 찾으면서 넓히려 한다. 바이포엠의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영화를 지향한다. 또 확답을 드릴 수는 없겠으나 관람료를 낮추거나 그에 상응하는 굿즈 제작 등을 통해 영화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제작 규모가 큰 영화 계획은 없나.

“20~30억원 규모의 로맨스나 공포영화에 집중한다는 기조는 있다. 비슷한 규모의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 회사에서도 중저예산 영화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대작 계획이 없는 건 아니다. 곧 개봉하는 ‘승부’는 제작비 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영화다. 다만 중저예산 영화를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는 큰 작품을 하다가 실패하면 그 한 번만으로 우리 같은 작은 회사들은 휘청거릴 수 있다. 20~30억원 규모의 영화들이 지지대가 돼줄 수 있기에 꾸준히 하려고 한다. 또 그해에 촬영해서 같은 해에 개봉하는 걸 목표로 한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이병헌 주연 영화 '승부'는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배급하는 작품이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오는 26일 개봉하는 이병헌 주연 영화 ‘승부’는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배급하는 작품이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댓글0

300

댓글0

[맥스 스타] 랭킹 뉴스

  • [데일리 핫이슈] 이준기 탈세 의혹 해명, 김호중 2심도 3년6개월 구형, 제니 빌보드 새 역사
  • "조용하지만 충격적", 온라인 세계는 '소년의 시간'을 어떻게 무너뜨렸나
  • 박보검부터 조정석까지...'아들 엄마' 오민애의 전성기
  • [맥스포토] 조우진·문정희·현봉식·고창석, 영화 '승부'로 만났어요!
  • [맥스포토] 이병헌, 연기의 승부사!
  •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어떤 회사? 성과와 이슈 사이

[맥스 스타] 인기 뉴스

  • [데일리 핫이슈] 이준기 탈세 의혹 해명, 김호중 2심도 3년6개월 구형, 제니 빌보드 새 역사
  • "조용하지만 충격적", 온라인 세계는 '소년의 시간'을 어떻게 무너뜨렸나
  • 박보검부터 조정석까지...'아들 엄마' 오민애의 전성기
  • [맥스포토] 조우진·문정희·현봉식·고창석, 영화 '승부'로 만났어요!
  • [맥스포토] 이병헌, 연기의 승부사!
  •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어떤 회사? 성과와 이슈 사이

[맥스 스타] 추천 뉴스

  • '폭싹 속았수다'로 소환된 강하늘의 황용식 "역시 임상춘 작가"
  • [오늘 뭘 볼까] 베트남판 '파묘'...영화 '악령: 깨어난 시체'
  • 캐스팅 논란 '백설공주', '인어공주'와 다를까
  •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 남편, 김선호 VS 이준영..3막 오른다
  • 본 적 없는 60대 여성 킬러가 온다, 영화 '파과'의 실험
  •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박보검의 사랑, 아시아와 남미서 강세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