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휴 그랜트가 공포영화의 악역으로 돌아온다. 오는 4월3일 개봉하는 영화 ‘헤레틱’은 두 소녀가 수상한 기운을 풍기는 집에 우연히 방문하면서 겪는 미스터리한 일을 그린다. 집주인의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들로 신앙심 깊은 소녀들의 믿음을 흔들리는 가운데 ‘이단자'(Heretic)라는 뜻의 영화 제목에서 느껴지듯 공포 장르를 이용해 종교의 문제를 파고든다.
‘헤레틱’은 북미에서 지난해 11월8일 먼저 개봉했다. 미국의 영화 전문 매체 할리우드리포트는 “왜 휴 그랜트가 그동안 악당을 연기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평했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휴 그랜트의 경력에서 주목할 만한 두 번째 막이 계속된다. 아니면 세 번째 막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휴 그랜트는 의뭉스러운 집주인 리드 역이다. 1996년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시작으로 1999년 ‘노팅힐’ 2001년 ‘브리짓 존스의 일기’ 2003년 ‘러브 액츄얼리’ 등 주로 로맨스 영화에서 사랑받는 휴 그랜트는 이번 ‘헤레틱’에서 속내를 알 수 없는 집주인으로 특유의 서글서글한 눈웃음 뒤에 감춘 광기를 드러난다. 팬들에게는 지난해 영화 ‘웡카’의 귀여운 도둑 움파룸파에 이어 휴 그랜트의 색다른 연기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두 소녀 반스와 팩스턴은 할리우드 신예 소피 대처와 클로이 이스트가 각각 연기한다. 소피 대처는 2021년부터 쇼타임에서 방송한 ‘옐로우 재킷’ 시리즈로 인지도를 높였고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컴패니언’로도 관객과 만난다. 클로이 이스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파벨만스’로 얼굴을 알린 배우로 9월 개봉 예정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 ‘어 빅 볼드 뷰티풀 저니'(A Big Bold Beautiful Journey)에서 마고 로비, 콜린 파렐 주연을 맡았다.
연출은 공포 스릴러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의 각본을 쓴 브라이언 우즈와 스콧 벡이 공동으로 했다. 촬영 감독은 한국영화 ‘올드보이’와 ‘박쥐’ 등을 거쳐 공포영화 ‘그것’ 시리즈와 ‘웡카’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정정훈 감독이다. 이에 더해 ‘미나리’부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미국 독립영화계에 개성 있는 신인 감독들을 발굴하고, 다양한 장르물을 관객에 선보이는 영화사 A24가 제작한 공포영화로도 주목받는다.
‘헤레틱’은 17일 기준 세계 최대 영화 리뷰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평론가들이 부여하는 토마토지수 91%, 일반 관객의 평점인 팝콘지수 76%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초기 장면의 대부분은 리드의 거실에서 전개된다”며 “정중하게 시작해 공격적으로 종교 문제에 도전하면서 점점 더 폐쇄적인 분위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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