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미겔 고메스 감독의 영화 ‘그랜드 투어’가 오는 26일 개봉한다. 앞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거장 감독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상영해 관객들을 만난 작품이다.
‘그랜드 투어’는 1918년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는 버마(현 미얀먀)를 배경으로 대영제국의 공무원 에드워드(곤칼로 와딩톤)가 약혼녀 몰리(크리스티나 알파이아테)와 결혼을 앞두고 도망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결혼하려는 몰리와 피하려는 에드워드의 쫓고 쫓기는 모습이 그려진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미겔 고메스 감독은 ‘그랜드 투어’가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두려워 도망가는데, 여자는 계속해서 전보를 보낸다. 겁쟁이 남자와 고집스러운 여자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거기서 영화가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는 여행에 대한 것”이라며 “여러 공간 여행이자 시간의 여행, 언어의 여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랜드 투어’는 미겔 고메스 감독의 이색적인 연출로도 화제를 모았다.
2019년 촬영을 시작한 ‘그랜드 투어’는 미얀마에서 시작해 태국, 필리핀, 베트남, 일본 등 로케이션을 거쳤지만, 이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확산으로 중국 국경이 폐쇄되자 현지에서 촬영팀을 꾸려 본인이 머물던 포르투칼에서 원격으로 지시해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국경이 개방될 때까지 2년을 기다렸지만, 결국 안 되겠더라”며 “아주 초현실적인 촬영 방식이었다. 과연 가능할지 몰랐지만, 결국 해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포르투갈 출신의 미겔 고메스 감독은 2004년 영화 ‘자신에 적합한 얼굴’로 데뷔했다. 2012년 ‘타부’로 같은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알프레드 바우어상과 에큐메니칼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아랍권 고전 설화 ‘천일야화’를 빌려 포르투갈의 경제 위기를 비추는 2015년 ‘천일야화’ 3부작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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