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스물다섯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배우 김새론은 영화 ‘아저씨’의 소미 역할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아역 배우 출신이다. 그는 아역부터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쌓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어엿한 주인공으로 발돋움했다.
2000년생인 김새론은 2001년 잡지 ‘앙팡’의 표지 모델로 데뷔했다. 2009년 영화 ‘여행자’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행자’는 이창동 감독이 제작한 대한민국·프랑스 합작 영화로, 김새론은 1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무엇보다 당시 9살이라는 나이에 섬세한 내면 연기를 펼치며 주목받았다.
바로 다음 해인 2010년에는 원빈과 함께 ‘아저씨’의 흥행을 이끌며 단숨에 영화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극중 한 범죄조직에 의해 납치돼 옆집 아저씨인 태식(원빈)에 의해 구조되는 소미를 출중한 연기력으로 선보이며 찬사를 받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이지만 628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후 김새론은 ‘이웃사람’ ‘도희야’ ‘맨홀’ 등 개성이 뚜렷한 장르 영화에서 결정적인 캐릭터들을 연기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특히 2014년 개봉한 ‘도희야’에서 학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도희 역을 통해 ‘여행자’에 이어 두 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의 부름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2014년 청룡영화상에서 신인여우상의 영예를 안았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였다.

드라마에서는 MBC ‘내 마음이 들리니’ ‘엄마가 뭐길래’ ‘여왕의 교실’ 등 아역으로 활약하다가 2014년 KBS 2TV ‘하이스쿨: 러브온’과 KBS 1TV ‘눈길'(2015년)을 통해 주연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눈길’은 광복 70주년 2부작 특집극으로 일제강점기 말, 두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서 위안부의 실상을 그리며 호평을 얻었다. 김새론은 영애 역을 맡아 종분을 연기한 김향기와 가슴 시린 우정을 그렸다. ‘눈길’은 2017년 영화로도 개봉했다.
이후 JTBC ‘마녀보감'(2016년)과 카카오TV ‘우수무당 가두심'(2021년)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1 – 그녀들'(2021년) 등에 출연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MBC ‘쇼! 음악중심’의 MC로도 활약했다.
그러다 김새론은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빚으며 연예계 활동에 제약이 걸렸다. 그는 2022년 5월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운전 중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2023년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주연을 맡았으나 많은 부분이 편집됐다. 논란으로 출연진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공식적인 활동이 제한된 상태에서 김새로운 SNS 등을 통해 근황을 알리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부정적인 반응에 직면했다. 지난해 4월 연극 ‘동치미’를 통해 연기 활동을 재개하려고 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 결정을 내렸다.
김새론의 유작은 독립영화 ‘기타맨’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모든 촬영을 마쳤고 현재 후반 작업 중이다. 인디밴드인 볼케이노에 천재 기타리스트가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실제 이선정밴드의 보컬 겸 기타리스트인 이선정이 출연해 김새론과 호흡을 맞췄다. 직접 연출도 한 이선정은 성원제약 대표이기도 하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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