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오는 3월 미국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특별한 무대를 연다. 올해 처음 펼치는 ‘감독의 영감: 봉준호’ 기획전을 통해 자신의 대표작을 상영하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오브제를 선보인다. 특히 오는 2월28일 한국에서 먼저 개봉하는 할리우드 SF영화 ‘미키 17’의 제작 과정도 공개한다.
미국 LA의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31일 누리집을 통해 “봉준호 감독의 독특한 비전과 창의적 과정을 조명하는 ‘감독의 영감(Director’s Inspiration) 첫 기획전을 오는 3월23일부터 2027년 1월10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개막 전날 현지로 날아가 ‘기생충’과 ‘옥자’를 상영하고 관람객을 직접 만난다. 또 “스토리보드, 연구 자료, 영화 포스터, 콘셉트 아트, 생물 모델, 소품 및 현장 사진, 개인 소장품 등 100여점”의 오브제를 선보인다. 로버트 패틴슨을 앞세워 오는 3월 전 세계 공개하는 신작 ‘미키 17’의 창작 과정도 소개한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국제적으로 찬사를 받고 오스카상을 수상한 감독에게 헌정하는 첫 번째 전시회”라고 소개했다. 봉준호 감독은 2020년 ‘기생충’으로 작품상과 감독상 등 아카데미상 4관왕을 차지했다.
봉 감독의 작품에 대해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198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하든, 상상 속 미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든,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계급 격차, 사회적 불의, 환경 위기, 정치적·도덕적 부패 등 초국가적이고 보편적인 문제를 다룬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의 작품 속 주인공은 “부조리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 즉 영웅이 아닌 사람들이다”면서 초기 단편영화부터 ‘괴물’(2006)과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단순한 범주화를 거부하고 매우 유머러스하고 예상치 못하며 생각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사회 비판”적 시각을 담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미셸 푸에츠 큐레이터는 미국 영화전문 매체 인디와이어를 통해 “봉 감독의 개인 아카이브와 영화를 통해 그의 창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지난 2021년 9월 문을 연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아카이브 전시 공간이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운영한다. 지난 2023년 12월 송강호, 지난해 5월 윤여정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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