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영화여서 제가 하는 대사가 혹시나 보는 분들을 오글거리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한 끝에 다행스럽게 표현된 것 같아요.”
배우 도경수가 멜로 영화에 처음 도전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애절한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의 주연은 처음이다. 28일 개봉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를 통해 설 연휴 설레고 애틋한 러브스토리로 관객을 찾아온다. “간질간질한 멜로”라고 영화를 설명한 도경수는 “해보지 않았던 멜로 장르에 관심이 많아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지난 2008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가 원작이다. 저우제룬(주걸륜)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영화는 지금까지 사랑받는 대만 로맨스의 대명사로 꼽힌다. 피아노를 매개로 시공간을 초월한 두 남녀의 절절한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도경수와 원진아를 통해 리메이크됐다.
도경수는 원작의 팬으로 출연 제안을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원작을 좋아해서 제안을 받고 당연하게 선택했다”며 “특히 가장 끌린 부분은 유준이라는 캐릭터”라고 짚었다.
유준은 독일 유학 중 팔목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피아니스트다. 교환 학생으로 찾은 대학교 음대 연습실에서 우연히 정아(원진아)를 만나고, 묘한 끌림을 느낀다. 둘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애틋한 관계를 맺고, 피아노를 계기로 사랑의 감정을 키운다. 영화는 원작의 주요 설정을 따르면서도 리메이크만의 새로운 분위기를 가미했다.
도경수는 원진아와 호흡을 맞춰 닿을 듯 어긋나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 개봉을 앞두고 14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작품을 공개한 이후 애틋한 감성을 장착한 웰메이드 멜로 영화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원작의 고유한 설정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감성을 더한 부분에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진다.
도경수는 영화 ‘카트’로 연기를 시작해 휴먼 코미디 ‘형’과 판타지 대작 ‘신과함께’ 시리즈를 넘어 SF 영화 ‘더 문’의 주연으로 활약하면서 역량을 쌓았다. 다양한 연기 도전 가운데 멜로 영화는 처음이지만 피아노로 상징되는 감수성 짙은 인물 유준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다만 도경수는 촬영 과정에서 대사를 표현하는 방식에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언론시사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영화에 ‘널 위해 연주한다’ 같은 대사가 나오는데 보는 분들을 오글거리게 하지 않을까 걱정됐다”면서도 “고민을 많이 한 만큼 영화에 잘 표현된 것 같다”고 했다.
피아노 연주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물론 도경수가 연기한 유준을 상징한다. 하지만 정작 도경수는 영화 출연을 결정할 때까지만 해도 악보를 볼 줄도, 피아노를 연주할 수도 없었다. 연습을 거듭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도경수는 “영화에서 연주하는 ‘고양이 춤’처럼 짧은 부분은 열심히 연습해서 최대한 관객이 ‘유준이 피아노를 진짜 치고 있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며 “피아노를 연주할 때 움직임이나 악센트의 표현을 철저히 준비했다”고 돌이켰다.
완성된 작품을 시사회를 통해 확인한 원진아는 “도경수의 눈빛이 굉장히 강렬하다”며 “이유나 조건 없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꽂히면 맹목적으로 쫓는 시선이 유준이라는 인물과 잘 어울린다”고 만족을 표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영화 ‘내일의 기억’을 연출한 서유민 감독이 했다. 감독은 유명한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업에 대해 “원작의 엔딩을 많이 알고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모르는 분들이 있기에 기본적으로 모르는 분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하면서 연출했다”고 밝혔다.
‘말할 수 없는 비밀’로 새로운 출사표를 던진 도경수는 설 연휴 극장가를 집중 공략한다. 먼저 개봉하는 송혜교의 오컬트 ‘검은 수녀들’과 권상우의 코미디 ‘히트맨2’와 더불어 설 극장가에서 흥행 대결을 벌인다. 유일한 멜로 영화로 희소성과 경쟁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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