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촬영을 진행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을 훼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KBS의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이를 비판하는 시청자 청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건축가 민사홍씨는 2일 SNS를 통해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시의 병산서원을 찾았다가 촬영팀에 의해 문화재가 훼손되는 상황을 목격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병산서원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서원 중 한 곳으로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이다. 민 건축가는 병산서원의 주요 공간인 만대루의 기둥 상단에 스태프들이 못질을 하면서 드라마 촬영용 소품인 등을 설치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미 만대루 기둥에 상당히 많은 등이 달려 있었다고도 알리면서 훼손 현장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민사홍 건축가는 당시 현장에서 드라마 스태프에게 문화재 훼손 사실을 지적하고 항의하자, 제작진은 안동시의 허가를 받고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민 건축가는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해 담당자에게 병산서원 만대루에 못질이 이뤄지는 상황을 알렸고, 다음날 시정 여부를 재차 확인하기 위해 시에 다시 연락하는 한편 국가유산청에도 관련 사실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민사홍 건축가는 “못 좀 박는 일이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라면 더욱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도 항의 청원이 제기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민 건축가의 주장을 옮기면서 KBS에 진위 확인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KBS는 관련 사실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소설 속 조연에 빙의한 주인공이 의도하지 않게 소설의 주연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우 서현과 옥택연이 주연해 올해 상반기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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