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뉴진스가 어도어가 제기한 전속계약유효확인 소송에 대해 “어도어의 소속이 아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소속 가수들의 ‘전속계약 해지 선언’이 곧 양측이 합의해 체결한 전속계약서를 ‘무효’로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뉴진스와 어도어의 갈등이 점차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데뷔 2년째에 글로벌 팬덤을 확보하고 K팝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성장한 뉴진스의 앞날이 안갯속이다.
뉴진스는 6일 멤버 5인의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2024년 11월29일부터 더 이상 어도어 소속이 아니다”며 “어도어는 저희 활동에 간섭하거나 개입할 수 없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미 투자금을 초과하는 이익을 어도어와 하이브에 돌려줬다”며 “그런데도 하이브는 우리의 가치를 하락시키기 위해 음해하고 역바이럴을 하는 등 각종 방해를 시도했다. 어도어는 경영진이 바뀐 뒤 이를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역바이럴’은 일종의 음해성 여론 형성을 일컫는다. SNS 등을 이용해 뉴진스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도록 어도어와 하이브가 공작을 폈다는 주장이다.
또한 뉴진스는 “소속 아티스트를 보호할 의무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수차례 계약 사항을 위반한 어도어와 하이브에 대한 신뢰는 이미 무너졌다”며 “전속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어도어와 하이브와 함께 일해야 할 이유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진스는 어도어와 체결한 전속계약서에 명시된 ‘어도어가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들이 믿고 따르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해임된 직후 어도어를 향한 뉴진스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멤버 하니는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주장하기도 했고, 자신들의 활동을 하이브가 주도적으로 평가 절하하는 시도를 했다는 주장도 폈다. 일련의 상황을 감안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는 정당한 절차라는 게 뉴진스의 입장이다.
하지만 법조계는 물론 비슷한 분쟁을 반복해 겪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향후 법적인 절차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뉴진스와 어도어의 계약은 2029년까지로, 앞으로 4년 이상 남았다.
이런 가운데 어도어는 지난 3일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이 유효하다고 밝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전속계약유효확인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어도어는 “뉴진스와의 갈등의 판단을 법원에 맡기는 상황을 원하지 않지만 전속계약 여부를 확실히 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회사와 소속 그룹 간의 전속계약이 일방의 주장만으로 가볍게 해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뉴진스는 물론 여러 이해 당사자들에게 확인해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법적 다툼을 경계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 사안은 어쩔 수 없이 전속계약 해지를 둘러싼 소송전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어도어는 뉴진스의 데뷔를 위해 하이브가 초기 투자금으로 약 20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산하 레이블이다. 현재 어도어의 소속은 뉴진스가 유일하다. 하이브 내 여러 레이블이 있지만 최근 어도어의 성과가 가장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이들 사이의 ‘아름다운 이별’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뉴진스는 이날 입장을 밝히면서 “여러 난관에도 멤버들은 한 마음으로 끈끈하게 뭉쳐 있다”며 “앞으로 쉽지 않은 길이 예상되지만 건강한 음악 활동을 통해 팬들과 함께하는 삶을 꿈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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